작성일 : 21-03-15 13:17
, [科技특성화대학 인터뷰]④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이용훈 "AI·탄소중립 시대, 울산 지역기업과 실전교육"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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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AI·탄소중립 시대, 울산 지역기업과 실전교육"

  •  인터뷰=이석봉 기자, 정리=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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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14 16:55
 

[科技특성화대학 인터뷰]④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
AI로 지역산업 스마트화···탄소중립 과목 신설, 산업체 연계
학부생 때부터 교육 차별화 목표하고, 교수들은 창업 '바람'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대학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에도 힘쓰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대학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에도 힘쓰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달 UNIST(울산과학기술원)를 찾았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불린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되던 1962년 1월 첫 행사가 울산공업단지 기공식이었다. 이곳에서 제철·정유·조선·자동차 등 기계공업이 뿌리내렸다. 지난 반세기 경제 성장엔진이었던 울산에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산업 구조가 급변하며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UNIST는 대학이 지역 산업과 연계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인공지능(AI)과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UNIST가 교육 체질을 개선하고 지역 산업과 실전 교육에 나선 이유다.

☞러스트벨트(rust belt): 미국 대표 공업지대.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철강산업 메카 피츠버그와 그 외 필라델피아·볼티모어 등이 속한다. 과거 기계·제조업 호황을 구가했던 중심지였으나 산업 체질 변화와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불황을 맞은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이용훈 UNIST 총장"울산이 한국판 러스트벨트가 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울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려면 UNIST와 협력하는 방향밖에 없다고 보고 함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장은 "특히 지역 기업들은 AI에 목말라 있다"며 "지역 기업이 지닌 데이터로 문제를 만들고 풀어보는 산학과제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2019년 11월 취임하며 AI 융합연구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취임 이듬해 4월 UNIST는 AI 대학원을 신규 유치, 최대 10년간 국비 19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올해 1월에는 국비 25억원을 지원받아 AI 혁신 파크가 출범했다. 이곳에선 기업인들을 위한 AI 교육뿐만 아니라 기업체당 교수 2명을 매칭해 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산학연구가 이뤄진다. 현재 20팀(교수 40명)이 만들어졌다. 

UNIST는 울산에서 '보물'이다. 지역 산업체들은 UNIST와 접점을 만들고, 울산시와 울주군은 예산을 전폭 지원한다. 국비 사업을 따오면 지자체 예산을 더해준다. 울산시는 AI 대학원에 27억원, AI 혁신파크에 1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최근 반도체 소재부품융합대학원도 국비 5억원, 지자체 예산 5억원이 투입됐다. 이런 상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UNIST도 부산·울산·경남 지역과 연계가 끈끈하다. 

이 총장은 "지역에 있는 정밀 화학기업을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반도체 재료는 화학기업에서 만들기 때문에 지역의 신산업으로 반도체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에서 반도체 화합물을 만들면 UNIST는 측정 장비들로 소재 부품 성능을 시험할 것"이라고 계획했다.
 
UNIST 연구지원본부(UCRF) 외관. 이곳에서 교내 연구진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체도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UNIST 연구지원본부(UCRF) 외관. 이곳에서 교내 연구진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체도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UNIST가 올해 1월 출범한 '인공지능(AI) 혁신 파크' 전경. [사진=UNIST 제공]
UNIST가 올해 1월 출범한 '인공지능(AI) 혁신 파크' 전경. [사진=UNIST 제공]
◆탄소중립 교과목 신설, 지역 기업 지원

UNIST가 인재 육성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배경은 지역에 신산업이 있어야 꾸준히 인재 유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UNIST는 지역 내 제조 기반 '굴뚝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탄소중립 시대도 대비해야 한다고 봤다.

이 총장은 "세계는 탄소중립 시대로 흘러가는데 지역 산업체가 이를 대비하지 않으면 지역 산업이 무너질 것"이라며 "UNIST가 전통적으로 에너지, 화학공학,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탄소중립과 관련된 교육을 만들고 지역 산업과도 연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UNIST는 실제로 학사과정부터 탄소중립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과목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현재 탄소흡착기술개론, 탄소자원화개론 등 일부 과목이 나왔다. UNIST는 에너지, 화학공학, 신재생에너지 분야 학부생이 탄소중립 관련 수업을 들으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주는 제도를 계획 중이다. 이 총장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관련 공학 교육이 없기 때문에 UNIST가 교육 표준을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 산업이 죽지 않고 일어나야 세계를 제패할 기회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울산 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을 하나 잡아 산학연구를 통해 탄소중립 성공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작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면 그 기술은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성공 모델을 만들면 세계를 제패할 기회도 있다"고 피력했다.

◆연구 프로젝트 대신···교수들 너도나도 창업 

UNIST는 2009년 개교해 과기원에선 '막내' 격이지만, 연구 질적 평가에선 최우수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cne) 셀(Cell) 학술지에 주저자 9편, 공동저자 15편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이어 2번째다. 연구 논문 질적 평가 '라이덴랭킹'은 국내 1위다.

이 총장은 "UNIST 연구 여건은 다른 대학들과는 비교할 수 없고 과기원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젊은 연구자들이 와서 성장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백억원이 넘는 연구장비도 있다"면서 "교수들이 한 학기에 1과목만 강의할 정도로 강의 부담도 적다"고 했다. 

UNIST는 강의 부담이 적어 교수 320명 중 52명이 창업했다. 특히 교수가 창업하고 5년까진 월급 100%를 받고 강의도 100% 소화해야 한다. 창업해도 큰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장은 "교수 입장에선 프로젝트 한두 개 안 하고 창업하는 것"이라면서 "연구 과제 찾아다니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창업붐이 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생 교육강화로 차별화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학부생 교육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학부생 교육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 총장은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학사과정 교육은 나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의학·약학 계열 정원은 줄지 않을 것이라며 우수 인재들이 의학계열이 아닌 연구중심대학을 택하려면 학사 교육과정부터 달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과기원에 들어오면 학사 과정부터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학사과정 때 창업해서 미국 나스닥을 간다는 프로그램이나 이른 나이에 창업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며 "어린 나이에 창업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1학년 1학기까지만 기초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1학년 2학기부터는 학부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단기강좌 수업을 늘렸다. 단기강좌는 최신 트렌드 기술을 매주 금요일 4번(1달) 참석하면 1학점을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기술 트렌드를 읽고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것이다. 

이 총장은 이어 "학생 5명이 팀을 이루는 연구 동아리를 장려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공간, 예산을 지원하면서 현재 20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연구 동아리를 200개 만들 것"이라면서 "공간이 있어야 모이고 모이면서 융합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UNIST는 대학 차원에선 탄소중립 시대에 맞는 교육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스마트헬스케어센터를 유치하고, 울산 지역에 만들어질 산재공공병원과 연계해 바이오메디컬 분야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 의학박사(MD) 5명 이상을 뽑겠다는 계획이다. 또 학생들이 자기 문제를 스스로 풀고 토론하는 '학생 주도식' 학풍을 만들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