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3-08 19:59
국양 "이공계 지식에 인문사회 장착, 전공 경계 허물겠다"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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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양 "이공계 지식에 인문사회 장착, 전공 경계 허물겠다"

  •  인터뷰=이석봉 기자, 정리=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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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07 18:00
 

[科技특성화대학 인터뷰]③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지역산업 80% 이상 굴뚝산업, 별동부대 만들어 디지털화 조력
"지역 신산업 있어야 학생들 잔류, 이전에 없던 기술 개척 지원"

국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지난 2019년 4월 취임했다. 취임 이래로 이공계 지식에 인문, 사회 학문을 융합하는 교육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야 상보(相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대구경북 기업들과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국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지난 2019년 4월 취임했다. 취임 이래로 이공계 지식에 인문, 사회 학문을 융합하는 교육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야 상보(相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대구경북 기업들과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달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玄風邑)에 위치한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를 찾았다. DGIST는 2004년 9월 국책연구기관으로 출범한 기관이다. 출범 이후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2011년 3월, 학부 과정을 2014년 3월 개설하면서 이공계 대학으로 모습을 갖췄다. 당시 학부생 '무학과 단일학부 제도'를 도입하며 신(新) 이공계 교육을 선보였다. 이 제도에 따라 DGIST 학부생은 전공 학과를 선택하지 않고 기초과학과 공학교육, 인문소양, 리더십 등을 교육받으며 졸업 시기에 맞춰 전공을 기재하고 있다.

국양 DGIST 총장은 "전공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라면서 "대학은 지식보다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국 총장은 "물론 학생들은 전공 지식을 많이 알아야 하고, 학교는 이전에 없던 새로움을 창출할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공계 지식에 인문, 사회 지식까지 겸비할 때 폭넓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 총장은 이공계 지식에 인문사회 역량을 장착할 때 만들어질 시너지를 기업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검색 엔진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광고 시장을 뒤바꿨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동차를 사기 위해 구글 검색을 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자동차 광고를 한 것"이라면서 "이런 아이디어는 이공계 지식만으로 나올 수 없고 인문사회 지식이 겸비될 때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도 책만 팔지 않고, 정보 비즈니스를 한다고 했다. 저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정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며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DGIST는 인문, 사회 과목 수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교원 수 한계는 있지만 인문, 사회는 물론 문학을 가르치는 교원을 채용해 학생들에게 폭넓은 세상을 가르친다는 계획이다.

 ◆대구 지역산업 디지털화 조력
 
국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이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한국의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지역 변화상도 함께 소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국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이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한국의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지역 변화상도 함께 소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DGIST는 대학도 지역 산업과 연계할 때 상보(相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DGIST에 따르면 대구 지역 산업은 기계·제조업이 67.3%, 산업처리공정 제어장비 등 정밀기기 제조업도 16.4%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산업 80% 이상이 소위 제조 기반 '굴뚝산업'인 것이다.

이 때문에 DGIST는 디지털제조혁신산업단(DPIC·Digital Productivity Innovation Cluster)을 발족했다. 지역 산업 디지털화를 돕는 일종의 '별동 부대'다. 지역 기업 대다수가 전통 방식을 탈피하고 디지털화를 꿈꾸지만, 역량 부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수요를 파악한 것이다. DGIST는 올해부터 5년간 정부와 지자체 예산 300억원가량을 지역 산업 디지털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만 벌써 20개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예산상 절반만 지원하고 매년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국 총장은 "대구 경북 지역에 모던 인더스트리가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기업들 대부분이 전통 방식을 탈피하고 미래로 나아가려고 목표하지만, 업력이 오래돼 변화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존 기업들이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DGIST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 총장은 취임 이래로 매달 대구경북 지역 산업단지를 순회하고 있다. 산업 단지 애로사항 청취 목적이다. 대학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우수 인재 유치인데, 인재는 지역에 신산업이 있어야 온다는 철학 때문이다. 국 총장은 인재 양성 → 지역 산업 연계 →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 → 인재 유입 '선순환'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국 총장은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는 자기 발전 가능성"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지역이 산업 체질을 모던 인더스트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똑똑한 학생들은 어느 지역에서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는지 안다"면서 "지역에 모던 인더스트리가 많으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전에 없던 기술 개척
 
국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13년간 미국에서 있었다. 그는 서울대 물리학 학·석사를 받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가 됐다. 이어 미국 AT&T 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나노미터 규모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했다. 나노 단위를 시각화한 나노과학 분야 선구자다. [사진=김인한 기자]
국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13년간 미국에서 있었다. 그는 서울대 물리학 학·석사를 받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가 됐다. 이어 미국 AT&T 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나노미터 규모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했다. 나노 단위를 시각화한 나노과학 분야 선구자다. [사진=김인한 기자]

국 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종이 몇 장을 펼쳐 보였다. 반도체, 센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5G, 메모리 반도체 등 분야별 순위표였다. 한국 기업들은 각 분야에서 열세를 보였다. 국 총장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점점 잃어간다며 글로벌 시장 순위표를 보면 잠 안 오는 날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DGIST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 차원, 나아가 국가 경제에 기여할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 총장이 글로벌 관점에서 한국을 파악하는 건 13년 미국 경험 때문이다. 그는 서울대 물리학 학·석사를 받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가 됐다. 이어 미국 AT&T 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나노미터 규모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했다. 나노 단위를 시각화한 나노과학 분야 선구자다.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를 맡다가 2014년부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9년 4월부터는 DGIST 총장을 맡고 있다. 그는 삼성에선 논문 실적이 아닌, 이전에 없던 아이디어나 남과 다른 아이디어에 지원한 경험을 들었다. 국 총장은 "이전에 없던 기술을 만들거나 노벨상을 받는 사람들은 새로운 분야를 여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DGIST는 '선택과 집중'으로 센서 등 특정 5~10분야에선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 총장은 "논문과 특허도 중요하지만, 특정 분야 하면 DGIST와 연구진이 떠오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 "이전에 없던 기술을 창출해 새로운 분야를 열고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학교가 되는 것이 사명"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국양 총장이 DGIST 학생들에게

우리 학생들 순수합니다. 과학이나 기술로 세상을 바꿔보려는 꿈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기술이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순간순간 어깨가 무거울 수 있지만 그런 꿈과 가치를 생각할 수 있다면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때가 되면 다 갑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름이 아니어도 무형, 유형의 새로운 가치를 남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