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3-06 11:50
[대덕 사람들]표준연 1호 유치 과학자 정낙삼 박사
 글쓴이 : happy
조회 : 30  

[대덕 사람들]표준연 1호 유치 과학자 정낙삼 박사

  •  황응준
  •  
  •  승인 2021.03.03 19:50
 

사진·글: 황응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홍보실 전문 연구원

카메라 앵글로 본 과학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과학자는 어떻게 투영될까요. 30여년간 연구현장과 함께 해온 황응준 사진작가와 대덕넷이 대덕연구단지를 카메라에 담습니다. 실험실에서 장비와 혼연일체를 이루며 연구에 몰두하는 연구자, 오는 2023년 50주년을 맞는 대덕연구단지의 보물 등. 오늘날 한국 과학, 산업이 있기까지 묵묵히 역할을 해온 연구현장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며 역사로 촘촘히 엮어 나가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대덕연구단지의 구성원 모두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코너입니다. 많은 추천도 기대하겠습니다.<편집자 편지>
 
존슨 미국 대통령이 방한 시 선물한 길이, 질량 표준기 세트. [사진=황응준 연구원]
존슨 미국 대통령이 방한 시 선물한 길이, 질량 표준기 세트. 1966년 미국 존슨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 과학기술 협력의 상징으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과학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측정표준 체계를 확고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황응준 연구원]
1966년 미국의 36대 린든 베인스 존슨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그가 특별히 챙겨서 가져온 선물이 있다. 한미 과학기술 협력의 상징으로 미터법 표준기(길이, 질량, 부피) 한 벌을 가져온 것이다. 

그 선물의 의미는 당시 한국에서 시급히 필요한 것이 측정표준 확립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의 발달에 따라 표준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런 요구에 부합해 1975년 대덕연구단지에 한국표준연구소(1991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으로 변경)가 1호 입주기관으로 출범한다.

이때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을 유치해 보다 원활한 선진기술 도입 시스템을 만들게 되는데 그때의 유치과학자 1호가 바로 정낙삼 박사였다.

정 박사는 당시 미국의 퍼듀대학에서 고체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포닥으로 있었다. 표준연으로 오는게 확정되며 곧바로 미국표준국(NBS, 현재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에 가서 시간표준분야 교육을 받는다. 덕분에 국내로 돌아와 큰 시행착오 없이 대한민국 표준시 확립에 기여하게 된다.
 
초창기 대한민국 표준시 확립에 기여한 상용세슘원자시계. [사진=황응준 연구원]
초창기 대한민국 표준시 확립에 기여한 상용세슘원자시계. [사진=황응준 연구원]
대한민국 표준시 연구는 상용 세슘원자시계의 도입으로 시작된다.  또한 세계표준시와의 일치를 위해 다양한 시각 동기 기술을 개발했다.

일본 표준시에 의존하던 방송시보가 대한민국 표준시가 만들어지며 독자적 표준시로 방송을 시작했다. 단파방송이나 전화시보, 인터넷 시각동기 등의 다양한 표준시 보급 방법이 개발됐다.

그밖에도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전자파 장해 등과 관련한 측정기술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 산업체가 요구할 때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 또한 대학과 산업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킹을 통해 협력연구가 활성화 됐다. 훗날 전자파 학회 창립까지 주도했다. 
 
그가 평생을 몸담으며 국가표준을 확립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문. [사진=황응준 연구원]
그가 평생을 몸담으며 국가표준을 확립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문. [사진=황응준 연구원]
이제 팔순이 훌쩍 넘어버린 1세대 원로과학자.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회상한다. "무사분주(無事奔走) -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했다"라고. 

정 박사의 답변은 겸손했지만 대덕연구단지 해외유치과학자 1호로서 그가 이룬 성과는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기술 고도화와 과학기술 도약을 이끈 치열한 삶이었으며, 우리의 미래를 바라보는 꿈이었다. 정 박사에 대한 과학계의 기억이다.

대덕연구단지에는 많은 해외유치과학자들이 있다. 이들과 국내파 2세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한국 과학계, 산업발전이 있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뒤를 이어 3세대, 4세대 과학자들이 또 앞으로의 50년을 만들 것이다.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이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