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2-27 17:46
"이광형號 KAIST, 지역 박수 받으며 글로벌로 나가라"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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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號 KAIST, 지역 박수 받으며 글로벌로 나가라"

  •  김지영, 김인한 기자
  •  
  •  승인 2021.02.22 20:00
 

[과기계 반응]"반세기 성과 계승 중요한 시기 이끌 적임자"
"연구 잘하는 기능인 넘어 사회 기여 인재 키우는 교육 선도해야"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의 본격 업무개시가 23일로 다가왔다. 과기계는 올해 50주년을 맞은 KAIST의 중요한 시기를 이끌 적임자라며 환영 분위기다.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의 본격 업무개시가 23일로 다가왔다. 과기계는 올해 50주년을 맞은 KAIST의 중요한 시기를 이끌 적임자라며 환영 분위기다.[사진=KAIST 홈페이지]
'괴짜 교수', '벤처 대부', '거위 아빠'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의 본격 업무개시가 23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최초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출범한 KAIST가 개교 50주년에 맞이하는 신임 총장이다. 

신임 총장을 맞이한 과학기술계는 지난 반세기 성과를 계승할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백년대계 준비라는 중요한 시기를 이끌 적임자라며 환영 분위기다. 특히 이 신임 총장이 제안한 KAIST 중심의 지역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을 창업 본거지로 만들고, 세종과 오송을 잇는 혁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1985년 전산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지금까지 KAIST에 요직을 맡으며 오랫동안 대전 지역에 머물러온 그의 첫 행보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김명수 과학부시장과의 미팅이다. 23일 오후 진행되는 이 미팅은 이 신임 총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 KAIST 기능인 충분히 키웠다...사회 기여하는 인재 키워야

"KAIST는 다음 세대를 위해 선택과 집중으로 개혁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능인을 키웠다면 이제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를 키울 수 있는 리더십 교육(지도자양성)이 절실하다."(노환진 UST 교육혁신본부장)

"KAIST는 과기특성화대로 산업 현장의 문제를 커리큘럼에 가지고 와 해결하고 바로 쓰이게 해야 한다. 핀란드의 알토대학처럼 지역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KAIST는 그동안 남들이 하지 않았던 정책으로 우리나라 연구대학의 문화를 선도했다. 세미나 수업이 전부였던 석박사 교육과정에 강의 개념을 도입했고, 테뉴어시스템(대학에서 교수의 종신재직권을 보장해주는 제도)을 만들었다. 이런 문화는 서울대를 시작으로 많은 대학의 모델이 되며 선진 연구교육 토대를 다졌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차기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KAIST는 그동안 남들이 하지 않았던 정책으로 우리나라 연구대학의 문화를 선도했다. [사진=KAIST 홈페이지]
KAIST는 그동안 남들이 하지 않았던 정책으로 우리나라 연구대학의 문화를 선도했다. [사진=KAIST 홈페이지]
KAIST 출신 노환진 UST 교육혁신본부장"이제는 향후 50년을 내다볼 개혁이 필요하다. 더 많이 토론하고 논의하며 차원 높은 대학원 모델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재정에 의존하며 정부 예산으로 움직이는 KAIST 특성상 선택과 집중으로 대학원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진대학은 어마어마한 기금을 보유·운영하며 자체적으로 개혁이 가능하지만 KAIST는 다르다. 총장 의지만 가지고 개혁하긴 힘들 것"이라며 "총장이 제안하면 정부가 뒷받침해주는 구조가 될 수 없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앞선 대학원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부 예산으로 운영돼 어려움도 있지만 이를 역 이용해 선도 교육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의견도 있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세계적으로 교육 혁신 과정이 나오고 있다. 무크, 미네르바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온라인 교육을 내놓고 있는데 그들과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KAIST는 과기특성화대로 산업 현장의 문제를 커리큘럼에 갖고와 해결하고 바로 쓰이게 해야 한다. 핀란드의 알토대학처럼 지역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석박사뿐만 아니라 학부에서도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따라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과기부 예산으로 운영되니 시도를 먼저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도 교육모델을 만들어 다른 과기특성화대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KAIST는 2000년대 초 세계 100위권 밖이던 대학순위를 30위 권으로 상승시켰고 지난 50년간 박사 1만 4418명을 포함 총 6만 9388명의 고급인력을 배출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갖는다. 우리나라 굵직한 기업 요직에 KAIST 출신이 대거 포진돼있다.

KAIST가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주축을 담당하는 인재육성 성과를 만들었지만, 리더십 육성에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노환진 UST 교육혁신본부장"지금까지 하드웨어에 강한 리더를 키웠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능력까지 겸비한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십교육(지도자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리더십 교육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 기능인을 넘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를 키우는 교육을 뜻한다. 그는 "KAIST는 이공계 특수대학으로 인재를 키우는 곳으로 기능적인 것에 치우친 교육을 해왔다. 우리는 국민의 세금으로 컸고 보답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지라고 교육받았지만 국가에 헌신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느냐 묻는다면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졸업생은 많지 않다"라며 "석박사를 키운다는 것은 그 분야의 리더를 키운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자뿐 아니라 지도자는 자기 이익과 국가 이익이 충돌할 때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애국심을 가져야 발전한다. 그런 인재들이 KAIST를 통해 배출돼야 다른 학교에서 따라오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역문제 해결, 자연스럽게 글로벌 대학 될 것

오랫동안 KAIST에서 지역을 경험한 이 신임 총장은 지역 혁신 종합계획에 관심을 두고 여러 모임에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창업 본거지 대전육성, 대전-세종-오송을 연계한 완전한 혁신클러스터 등은 이 신임 총장이 오랜 고민 끝에 도출한 목표로 보인다.

이 신임 총장이 내놓은 지역관련 제안에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대전 지역 바이오 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면서 "신임 총장께서 언급한 대로 대전-세종-오송을 잇는 초광역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인재들이 지역에 정착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우수 인재들이 지역을 떠났지만, 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에 종사한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맹 회장은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KAIST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KAIST가 인재를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벤처 창출기지로서 역할 하는 것이 시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KAIST에서 지역을 경험한 이 신임 총장은 지역 혁신 종합계획에 관심을 두고 여러 모임에 참여해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KAIST 홈페이지]

지역 문제 해결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대학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명호 여시재 기획위원 "글로벌을 지향한다고 글로벌 대학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지역에 있는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없이 글로벌 대학도 없다는 의미다.
 
이명호 위원"지역 기업이 풀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협력하면서 지역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대학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은 "과거처럼 세계적인 학술 연구 주제를 따라가는 풍토는 벗어나야 한다"며 "글로벌만 바라보지 말고 지역에서 제기되는 이슈를 풀고 내 주변에 있는 문제를 풀면 궁극적으로 글로벌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일본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다수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로컬과 현실 문제를 다루려는 집념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아시아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면서 연구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글로벌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이광형 신임 총장이 '질문'을 강조한 건 여러가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면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한다는 관점보다는 주변에 있는 문제를 찾아내고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글로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역 바이오 기업들은 KAIST가 의료-바이오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역할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KAIST가 혁신의 구심점이 돼 지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기술적인 난관을 해결해줄 수 있다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면서 "KAIST 의과학대학원은 물론 지역 대학병원과 임상 연계까지 할 수 있다면 대전 대덕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중심 대학과 연구중심 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창의다. 창의력 발휘를 위해 조직은 지원만 하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총장 등 리더들이 자율적인 연구분위기를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광형 신임 총장은 드라마 KAIST 괴짜 교수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다. 3차원 사고를 중시하면서 괴짜 교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바이오와 IT를 융합한 학과를 신설했고, 많은 후배를 창업가로 육성했다. 정문술 회장이 그를 믿고 거액의 기부금을 KAIST 쾌척하기도 했다. 이 신임총장 공식 업무 개시는 23일이다. 취임식은 오는 3월 8일에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