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9-03 17:17
[Leaders] 4대강 전도사서 일자리 창출 전도사로 박재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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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s] 4대강 전도사서 일자리 창출 전도사로 박재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청년 구직 포기자도 일할 수 있게 돕는 게 공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
기사입력 2010.09.03 14:39:27 | 최종수정 2010.09.03 16:55:1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지난달 8일 청와대는 대통령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임으로 박재완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내정했다. 당초 박 전 수석은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인연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그러나 의외의 `카드`가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을 이끌 수장으로 `MB의 남자`로 불리는 최측근인 박 전 수석만큼 적임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수장으로 박 전 수석을 보낸 것은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었던 셈이다.

▶▶ 4대강 전도사에서 일자리 창출 전도사로

박 장관은 사실 고용ㆍ노동 전문가는 아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자질과 전문성 문제가 부각됐다. 장관으로 내정되기 직전까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세종시 문제와 4대강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세종시는 청와대가 바라는 대로 하는 데 실패했고, 4대강은 반대 여론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큰 국가 역점 사업을 실패하신 분이 한 달 만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오신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세종시는 실패했을지 몰라도)나는 4대강 사업이 성공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장관에 대한 평가는 △몸을 사리지 않는 성실함 △치밀한 일처리 능력 △대인관계에서 겸손함 등으로 요약된다. 전임 임태희 장관(현 대통령실장) 역시 국회의원 출신으로 노동 전문가가 아니었지만 노조 전임자 임금 금지 등 첨예한 현안을 원만히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실함과 겸손, 협상력 등이 더 중요한 자리기 때문이다.

▶▶ `바른생활맨` `일벌레` 장관

박 장관 첫인상은 누가 봐도 `바른생활맨`이다. 약간 벗겨진 머리에 후덕한 외모, 중후한 안경까지 더해진 겉모습에 부드러운 중저음 목소리까지…, 바깥 세상과 담을 쌓고 학문에만 몰두할 것 같은 학자풍이다. 별명도 `바른생활맨` `일벌레`다.

초등학교 때 학질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아버지 등에 업혀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학교에 갔다고 한다. 성균관대 교수로 일할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자정까지 연구실에 틀어박혀 연구에 몰두했다. 학계로 진출한 이후 8년 동안 100편이 넘는 논문을 쓴 것만 봐도 지독한 `일벌레`임을 알 수 있다.

17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약하면서 인터넷상 마약 유통, 위장결혼, 성매매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이슈를 여과 없이 지적했다. 또 체외수정 등 생명윤리와 바이오기술(BT) 산업 관련 제ㆍ개정 법안 등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공부하는 국회의원`이란 별명답게 의원회관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의원으로 손꼽혔다. 박재완 의원실 명의로 나간 보도자료는 2006년 120건, 2007년 95건으로 17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였다. 더 중요한 것은 단지 초선의원 이름을 알리기 위한 보도자료가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알찼다는 점이다.

청와대에서도 `일벌레` 기질은 여전했다. 청와대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놓고 생활할 정도로 성실함이 몸에 배었다. 청와대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정길 당시 대통령실장 둘뿐이었다. 박 장관은 "장관은 며칠 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만 놓고 비교하자면 청와대 수석이 더 힘들었다"며 "언제 어디서 전화가 올지 몰라 샤워할 때도 비닐팩에 휴대전화를 갖고 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일벌레 장관을 모시게 된(?) 고용노동부 직원들 기분은 어떨까. 고용노동부 한 과장은 "일이 많더라도 일한 것이 바로바로 정책에 반영된다면 일할 맛이 나지 않겠느냐"며 "MB 핵심 측근인 장관이 그런 역할을 잘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특권의식 싫어하는 장관

박 장관의 또 다른 코드는 바로 `서민`이다. 말투나 행동에서 소박함이 묻어 나온다. 장관에 취임한 이후 그의 첫 지시는 3800㏄급 대형 승용차였던 업무용 차량을 전기와 LPG로 움직이는 1600㏄급 준중형 하이브리드 차로 바꾸라는 것이었다.

그는 청와대 수석으로 일할 때도 경차를 탔다. 더 거슬러 올라가 국회의원 때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를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 고덕동 자택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움직였다.

박 장관은 "직접 녹색성장을 기획하고 실행을 주도했던 사람이 친환경 차를 타는 것은 당연하다"며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도 계속 친환경차를 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를 타고 출석하면서 장관으로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국회의원 박재완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2004년 8월 등원 두 달밖에 안 된 초선의원이 사고를 친(?) 얘기다.

당시 박 의원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요건을 강화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당내 의원들 반발에 부딪쳤다. 의원 직계존비속 재산공개 거부 금지와 의원 납세 결과 공개가 핵심이었다. 결과는 기득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가 추진했던 의원 직계존비속 재산공개 거부 금지는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은 채 공직자가 재산을 감추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일수록 특권의식을 버리고 서민과 부대끼는 생활을 해야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게 박 장관 지론이다. 그 덕분일까.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장관은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에 비해 특별한 도덕적 흠결이 눈에 띄지 않았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으면 사회는 바르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 실세 장관이 청년고용 살릴까

박 장관은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을 지난 1일 경기 안성에 있는 두원공과대학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기존에는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취임 후 첫 공식 행사는 주로 노동단체나 경제단체를 방문하는 것이어서 박 장관이 대학을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장관 재임 기간에 청년 일자리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박 장관은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정책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경제ㆍ복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단기적으로는 이달 안에 내놓을 범정부적인 청년고용대책에 △고용정보 서비스 내실화, 민간인력 수급중개 기능 강화 △대ㆍ중소기업 간 인력순환 방안 △고용친화적 세제 개편 등을 담기 위해 부처 간에 조율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대학 커리큘럼을 개편해 수요자(기업) 요구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는 등 근로자 전 생애주기에 걸쳐 잠재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취업능력 향상 시스템을 국가 차원에서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 더 나은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 심지어 일하기를 일시적으로 포기한 사람까지 일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함께 사는 공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청년에게 일자리는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잘 가꿔 나가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게 고용정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청년고용, 꼭 살리겠습니다."



■ 관계·학계·시민단체 두루 거친 `MB 실세`

박 장관은 행정관료와 교수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전문가 영입대상 비례대표로 추천돼 정계에 입문했다. 관계 학계 정계 시민단체 등을 두루 거치면서 각 분야에서 균형감각과 조정능력을 보여줬다.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국회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약하면서 성실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2007년 12월 이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 정부혁신ㆍ규제개혁 TF 팀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 `실세`로 등장한다.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하는 등 현 정부 초기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맡았고, 새 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이 됐다. 정무수석은 청와대-국회-당 사이에서 `메신저` 노릇을 하는 자리로 오랫동안 정치권에 몸담았거나 인사권자 가신그룹이 맡아온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다소 의외였다.

박 장관에 대한 이 대통령 신임은 두터워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대폭 물갈이될 때도 유임된 두 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 등 국정 전반을 조율하는 핵심 업무를 맡았다. 지난 7월 청와대 수석 자리에서 물러난 뒤 한 달 만에 현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 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 박재완 장관은...

▲1955년 경남 마산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석사ㆍ박사 ▲행정고시 23회 ▲재무부 행정사무관 ▲대통령비서실 서기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ㆍ대표 비서실장 ▲이명박 정부 초대 정무수석ㆍ국정기획수석

[고재만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