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5-11 14:17
이남기 회장 "컨설팅시장 내주면 지식 식민지"
 글쓴이 : happy
조회 : 324  
이남기 회장 "컨설팅시장 내주면 지식 식민지"
이남기 공인지도사회 회장 "토종회사 키워야…"

"지식 식민지가 돼가고 있어요. 토종 컨설턴트의 역량을 키워줘야 합니다."

최근 서울 역삼동에서 만난 이남기 공인지도사회장은 공직을 떠났지만 여전히 국가경제를 걱정한다. 2000~2003년 `공정암(公正庵)`이라 불리며 공정거래위원장(장관급)으로 대기업들을 떨게 만들었던 모습 그대로다. 그는 최근 외국계 회계법인에 점령당한 국내 컨설팅산업을 바로잡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 2월 한국경영ㆍ기술컨설턴트협회 회장에 취임한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컨설팅시장이 4조5000억원인데 대부분 외국계가 독식하고, 국내 업체는 2000억원이 채 안된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기업 회계를 외국계 업체가 도맡아서 하는 국가는 없다. 기업과 국가 경영기밀이 줄줄 새고 있다"고 개탄했다.

10일 한국경영ㆍ기술컨설턴트협회는 공인지도사회로 개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간단한 취임행사도 가졌다. 그는 한국공인회계사회나 공인중개사협회처럼 공인지도사회를 자체 경쟁력을 갖춘 단체로 만들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로 24주년을 맞은 협회는 중소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 주로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상담과 진단업무, 기술지도 등을 해왔다. 새롭게 공인지도사회로 출범한 올해 이 회장은 독립법으로 `지도사법`을 따로 만들어 국내 컨설턴트를 키워 조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은 "컨설팅산업에도 `신토불이`가 적용될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이 개선할 점은 국내 컨설턴트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대기업들은 막연한 외국계 컨설턴트에 대한 동경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컨설팅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느라 시간이 부족하다. 구체적 사례가 바로 나온다. 이 회장은 "일산에서 냉장 진열대를 생산하는 업체가 올 초에 1억2000만원짜리 컨설팅 계약을 통해 불필요한 공정을 줄였고 연간 8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결과물을 받았다"며 "이렇듯 기업 컨설팅은 회사 원가절감에 즉효약"이라고 전했다.

공인지도사회 소속의 컨설턴트에게 상담받고 싶은 중소기업들은 비용의 60%를 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이 회장은 "업계에 와보니 국내 경제에 대기업과 소기업만 있고 중간이 없는 것 같다"며 "글로벌 경제의 부침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건실한 `허리 기업`도 많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선진화된 경영기법이라고 말한다. 국가의 꾸준한 지원정책 덕분에 자금과 인재를 확충했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고려대 법대 졸업 후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70년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33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힘써왔다.

그는 "회계사가 2000명이 넘는 외국계 법인도 많은데 국내 컨설턴트는 오히려 국내법상으로 단체로 할 수 없어 역차별받고 있다"며 "2년 내 10명 이상으로 조직된 컨설팅 회사를 50개 이상 만들어 외국업체들과 정면대결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