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5-09 15:39
야생화 박사의 들꽃 ‘러브스토리’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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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박사의 들꽃 ‘러브스토리’


산과 들에 흔하게 피어있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식물을 찾아다니는 남자가 있다. ‘무엇하러 그런 짓을 하냐’는 주변의 비난(?)도 아랑곳하지 않고 30년 넘게 산속 깊은 곳에서 소리 없이 피어나는 자생식물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주)대한종묘조경 장형태 대표. 덕분에 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명장의 칭호도 얻었다. 지난 2002년 ‘종자명장’으로 선정된 그는 일반인들 사이에 종자를 연구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자생식물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사라져가는 우리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새롭게 개량하는 일에 인생을 걸어온 장형태 대표(54세)의 ‘야생화 러브스토리’를 따라가 보았다.



야생화로 ‘생태복원’ 앞장서다

광주 비엔날레 행사장, 여의도 생태공원, 고양 꽃박람회, 인천국제공항, 서울 북숲 등 최근 새로 조성되는 도시의 생태공원들엔 그의 손길이 닿아 있다. 이들 생태공원과 도로변에 식재된 자생화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요즘 지자체 마다 생태복원과 생태공원조성 붐이 한창이다. 그동안 야생화 보급에 사활을 걸어온 노력이 결실을 맺는 듯해 뿌듯함을 감출길이 없다. 청계천 복원을 시작으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광주호 주변 생태원 조성 등 굵직굵직한 생태복원 프로젝트들도 모두 장 대표의 설계와 자문을 거쳤다.
그는 “오염지역의 정화와 복원작업에서 그 지역의 자연특성과 생태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생태환경에 맞는 적합한 자생식물을 심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건축물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서 조경을 달리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일을 하려면 하루아침에 책을 보고 연구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이 있어야 하죠. 많은 시간과 노력, 경험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허허” 그의 요즘 관심사는 바로 ‘생태복원’이다. 지금까지 연구한 자생식물들이 생태복원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의 유망한 분야이기도 하다. 지구상에서는 30만종의 자생식물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4,500종의 자생식물이 서식한다. 이중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사라져가는 야생식물도 적지 않다. 장 대표는 “이제 멸종위기에 처한 자생식물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자생식물 찾아 전국 산과들 오르다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에 위치한 대한종묘조경은 30년 동안 우리 꽃과 자생식물을 지켜왔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장 대표는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자연스럽게 종묘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가꾸는 꽃과 나무를 유심히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어요. 유독 나무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초기 묘목사업으로 시작하여 81년 전국 최초로 ‘참다래’ 묘목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황금 배’ 생산에도 시작했지만 투자와 회수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94년 농촌진흥청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자생식물을 이용한 분화재배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자생식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때 처음으로 우리나라 도로변에 심어있는 팬지, 메리골드 등 화초의 종자를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것과 수입액이 70-80억원에 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엄청난 외화낭비라는 생각에 내가 이 일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자생식물 종자연구에 나섰다. 이후 약용산채, 땔감, 옷감, 염료, 관상식물 등 산과 들의 식물을 조경 식물로 응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채종하여 묘목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치 않았다. 서양식물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야생화에 대해 선뜻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었던 것. 무엇보다 야생화를 채취하기 위해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 고산을 찾아다녔지만 자연을 훼손한다는 비난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는 자생식물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공무원교육원과 대학의 조경학과, 생명공학과 등 관련기관을 수 십 차례 찾아가 홍보했고 ‘무료공급’으로 조금씩 시장을 넓혀갔다. 그런 그의 열정이 조금씩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게 되면서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지난 2002년 월드컵경기장 성화 봉송로 주변 도로에 우리 꽃인 ‘원추리’를 심으면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

농업으로도 돈벌 수 있다

“농업의 묘미는 기다림입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치죠. 계절이 오고 가는 것도 그렇고 꽃이 피고 지는 것도 기다림의 결과죠.” 대한종묘조경은 현재 6만여평의 대지에 80여동의 하우스, 직원 14명이서 매해 20-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또한 오랜 기다림의 결과물이라고 그는 말한다. “농업으로 이 정도 매출액이면 대도시의 웬만한 중견기업 부럽지 않은 수준입니다. 그만큼 농업으로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장 대표는 농업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요즘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육종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나 영국에서는 자국의 자생식물은 얼마 되지않지만 외국 종자를 수집, 자신의 꽃으로 개량하여 로열티를 받고 되판다. 우리나라가 먹고 살기 힘들어 관심조차 갖지 않던 종자들이 외국으로 흘러가 다시 돈을 주고 사와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종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장 대표는 강조한다. 장 대표는 지리산 자생화 분화 재배기술 사업을 통해 분화재배 및 관상가치가 있는 야생화 70여종을 관광 특산품으로 상품화 했다. 이어 국내최초 야생화의 상업화에도 앞장섰다. 야생화를 고소득 작목화하여 구례 인근 농가에 보급했다. 그 결과 구례지역의 야생화농가가 확대되어 연간 41억원의 고소득을 올리면서 전남 구례를 야생화의 고장으로 정착시켰다. 99년 이후에는 대한종묘조경이 농업기술벤처기업으로 선정되어 야생화를 조경 소재로 생산 보급하는데 앞장서면서 연간 13억원의 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 또한, 하천 등 폐수정화용 수생식물 25종, 분화재배용 30종, 생태조경용 65종 등 총 120여종의 유망화종을 보급했다. 장 대표 이런 노력 덕분에 야생화는 멀리 산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공원이나 하천 도로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를 이은 야생화 사랑

장 대표는 후학양성과 농업의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관련 교재편찬은 물론 지피식물 가이드북을 만들어 조경용 식물의 식재장소와 관리법 등을 제시해주는 일에도 열성이다. 그의 서재에는 아프리카에서 캄차카 반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촬영한 식물표본 필름으로 가득하다. 이 가운데에는 목숨을 걸고 촬영한 필름들도 여럿 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면 종자와 식물표면을 탐색하러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티벳, 몽고,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이스라엘, 아프리카, 등 전세계의 명산에 올랐다.
물론 토종 자생식물을 위해서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 산과 섬을 돌아다녔다. 카메라에 담은 귀중한 야생화 사진을 바탕으로 자료를 정리하여 홈페이지를 제작 자생 색물의 생산에서 부터 시공, 관리 및 상담까지 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후학양성을 위해 전주대학교와 산학협력, 한국농업전문학교의 장기현장실습 등 학계와 다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전문지식을 가진 유능한 인력양성을 위한 실습교육도 지원하는 등 후학양성에 앞장선다.
장 대표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 식물에 대한 경험 등 유산을 아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토종식물에 대한 자부심으로 3대째 가업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평생을 자연과 함께 살아온 까닭일까. 그의 미소엔 여유로움이 넘친다. “자연은 종합예술입니다. 물과 공기, 햇빛, 보살핌과 사랑 무엇 하나 빠진다면 꽃을 피우지 않죠.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옛말이 있듯이 이제 종자의 생김새만 봐도 ‘이놈이 잘 될 건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었어요. 그 만큼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경험과 지식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하는 장 대표는 경험의 지식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생 식물사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앞으로 자생식물의 보존과 육종개발에 앞장서 야생화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걸어온 길
1954년 출생
호남대학교 환경원예학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 박사과정.
1979년 대한종묘조경 설립
1999년 신지식농업인
2001년 종자기사, 세계농업기술상 수상
2002년 식물보호기사/ 종자명장
2003년 산림경영기사 /2009년 기능한국인
 
성 과
· 야생화특성에 맞는 맞춤형 육묘시스템 구축
· 모본포 기능 겸한 10ha 규모 생태학습장 조성
· 야생화도감 홈페이지 제작 및
  지피식물 가이드북 발행
· 청계천복원 타당성조사 기본계획수립 자문위원
· 광주호 수변 호수 생태원조성 설계자문
· 서울대공원 테마파크 조성
· 한강르네상스 호안녹화사업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