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5-04 14:01
[이슈와 전망] `플랫폼` 규제 울타리 높다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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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플랫폼` 규제 울타리 높다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스마트폰의 돌풍으로 IT 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세계 시장을 휩쓸던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고전하고 있고, 통신 산업의 경쟁구도와 수익모델에서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문제의 원천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판단한 일부 기업들은 벌써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전문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발 빠르게 정보통신을 총괄하는 정부부처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당장 애플 아이폰과 우리 제품을 비교하면 문제의 원천이 무엇이며, IT 강국 코리아가 도전 받는 원인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무리 기계의 성능이 좋아도 그것을 응용하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없는 한국 제품의 한계가 금방 드러나기 때문이다. 겨우 음성이나 문자를 보내는 수준의 휴대전화와 MP3, 동영상 재생, 인터넷 접속 등 손에 들고 다니는 작은 컴퓨터와 같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런 차이를 생각해 보면, IT 강국의 코리아의 실상이 너무 실망스럽기만 하다.

우리가 스마트폰과 무선 모바일 서비스에서도 IT 강국의 위상을 지키지 못했던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정부의 규제와 시장의 폐쇄적인 독과점 구조 때문이었다. 아이폰 자체의 국내 출시가 외국보다 2년 가까이 늦어진 것도, 무선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가 지체된 것도 모두 국내시장에 대한 과잉보호와 규제에서 비롯되지 않았는가. 국내에서 음성 통신만으로 안일하게 수익을 추구하다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중시하고, 무선 인터넷을 지향하는 세계 시장의 흐름에 뒤쳐지게 된 것이다. 정부의 안이한 규제정책과 기업의 근시안적 전략이 만들어 낸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문제가 여기에서 비롯된다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명확해진다. 즉, 정부의 규제를 줄이고, 시장의 경쟁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하나 만드는 것도 몇 개의 부처에서 규제한다면 어떻게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겠는가.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와 같은 정보재는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만 만들어줘도 빠르게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다시 정통부와 같은 조직을 부활해야 된다는 논리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규제를 중시하는 정부의 지원과 육성보다는 차라리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과 개인의 창의력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IT가 모든 산업의 인프라로 변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효율적인 전략도 아니다. 실제로 정부가 보호 육성한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의 농업과 금융, 교육을 보면 너무나 명확하지 않은가. 특정한 부서를 만들어 보호와 규제정책을 펴 왔지만, 결국은 글로벌 경쟁력이 가장 낙후된 산업으로 전락하지 않았는가.


IT 강국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이제부터라도 IT와 융합되는 모든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활성화되도록 플랫폼을 조성해주고, 시장의 자율과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