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3-27 14:04
트위터 사용자 186명 지혜로 책을 만들다
 글쓴이 : happy
조회 : 376  

[Weekly BIZ] 트위터 사용자 186명 지혜로 책을 만들다

  • 송인혁
  • 입력 : 2010.03.26 16:12 / 수정 : 2010.03.26 16:49

소셜 미디어, 세상을 바꾼다 / "거대한 집단지성과 휴먼파워가 살아 숨쉬는 공간"

소셜 미디어는 거대한 집단지성과 휴먼파워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필자가 186명과 공저한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라는 책은 소셜 미디어를 주제로 한 책이자, 소셜 미디어의 힘을 십분활용해 쓴 책이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해 쓰려고 했을 때 시작부터 벽에 부딪혔다. 내가 그저 일개 회사원에 불과한 무명이기 때문이었다. 출판사는 생각 외로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하지만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다. 필자는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 보기로 했다. 시작 단계에서부터 구글독이나 위키 등의 협업 도구로 글을 써 나갔고, 트위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피드백을 요청했다. 사람들은 처음엔 책에 어떻게 기여할지 감을 잡지 못했지만, 책의 뼈대와 내용들이 가시화될수록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조금씩 코멘트를 주기 시작했다. 책의 본문을 직접 수정하기도 했고, 아예 새로운 장을 만들기까지 했다. 책에는 사진이나 그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저작권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은 자신의 공헌이 책에 반영된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얼마든지 가져가서 쓰라"고 도움을 주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불과 석 달 만에 책의 모든 본문이 완성되었다.

책은 처음에 의도했던 주제를 훨씬 뛰어넘었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모든 존재의 거리가 짧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간(間)의 거리' 철학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의 세상은 소통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현재와 미래 간의 거리도 짧아져 미래가 곧 현재인 시대로 나아간다. 그리고 아날로그와 디지털, 증강현실처럼 유와 무의 경계가 사라지는 쪽으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나의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이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ps@chosun.com
이 책은 186명이라는 엄청난 사람들이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추천사만 해도 유명인을 포함 100여명에 이르렀다. 무명의 제약?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유명하지 않지만, 모두는 유명하니까. 나의 지혜보다 모두의 지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니까. 그저 사람들과 함께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인세 수익? 나는 그보다 훨씬 큰 이익이 되는 트래픽을 얻었다. 트래픽은 현존하는 가장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세계적인 지성의 향연 테드(TED) 콘퍼런스를 보자. TED는 기술(T), 오락(E), 디자인(D)의 줄임말로 '전파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공간이다. 엘 고어나 빌 게이츠, 윌 스미스, 스티븐 호킹 같은 사람조차 단순 청중으로 참가할 정도로 놀라운 콘텐츠가 많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모든 콘텐츠가 완전 무료라는 점이다.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자유롭게 퍼나를 수도 있다. 심지어 연사들은 무료로 출연한다.

그러나 TED의 진짜 가치는 현장에 있다. TED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6000달러의 참가비를 내고 1년 전에 예약해야 하지만 기꺼이 받아들인다. '세상에 지금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열렸던 TED 2010에 4박5일 동안 참석했던 나는 TED의 힘이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 개개인들의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네트워킹'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6명이 모이지 않으면 밥도 주지 않는다.

영어가 약한 게 문제가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네트워킹을 해야만 했다. 아침에 모일 때 파자마 차림으로 모이지를 않나, 다운타운에 사람들이 몰려가 기습 플래시 몹(flash mob·불특정 다수가 동시에 모여 같은 행동을 한 후 사라지는 일종의 깜짝쇼)을 하기도 했다.

매일매일 새벽이 깊어가도록 벌어지는 파티에서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아이디어들을 공유했고 함께 할 만한 일들을 찾아냈다. 주최 측이 하루는 사람들을 버스에 태워 사막으로 데려가 고립시켜 버렸다. 나는 지리학자의 지프를 타고(물론 6명이 타야 한다) 사막의 어둠 속을 탐험하며 밤하늘의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을 보면서 감동했고, 이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나누었다. 이 세상에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당신. 나는 그것을 연사의 이야기를 통해서뿐 아니라 그곳에 모인 액티비스트들을 통해 뼛속까지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200여개의 TEDx라는 지역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나는 TEDxSeoul에서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 이 세상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그 시작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부터다. 트위터는 바로 이것을 적극적으로 채택한 서비스다. 내것을 먼저 상대방에게 보여주어야 하고 솔직해야만 한다. 사람들은 공감할 경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협력하고자 하고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한다.

우리는 매일 매일 그 힘을 발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송인혁은

KAIST 전산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부문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창조 아카데미 커뮤니티인 LILY (HTTP://LILY.OR.KR)를 운영하고 있다. 소셜 옐로 서비스 TWITME 서비스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트위터:@IH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