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3-21 09:29
퇴임 앞둔 이성태 한은총재…4년 평가는?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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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이성태 한은총재…4년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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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김민자 | 입력 2010.03.21 07:01


말과 행동 일치하는 '원칙주의'로 금융위기 극복

【서울=뉴시스】김민자 기자 = "한국은행 후배들에게 큰 짐과 부담을 남기고 간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19일 임기중 마지막 금융협의회에서 지난 4년간의 소회를 밝히면서 한 말이다.

출구전략 등 난제를 남겨두고 퇴임하는 데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겠지만, 그동안 이 총재에게 지워졌던 부담이 그만큼 무겁고 힘든 것이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총재의 퇴임을 앞두고 지난 4년간의 평가가 분분하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탁월한 통화정책 수행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시켰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지만, 정부 및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한은맨' 총재 취임…통화정책 '강단 행보'

이 총재는 취임 당시부터 한은과 시장으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 한은 내부에서는 이 총재가 40년 가까이 한은에서 근무한 '한은맨'이었고 한은 역사상 부총재에서 총재로 발탁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발탁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컸다.

특히 이 총재는 2000년 코스닥거품 당시 IT거품의 허상을 누구보다 먼저 지적하는 등 날카로운 경제 분석력을 보여주면서 일찌감치 '중앙은행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 때문에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취임 후 그가 보여준 강단 있는 행보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취임 첫 해 두 차례에 걸쳐 콜금리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지급준비율을 16년 만에 전격적으로 인상해 시장에 놀라움을 안겼다.

또 고임금에 정년이 보장돼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눈총을 받아 온 한은에 성과급제와 근무성적 하위 5% 퇴출제 등을 도입하면서 내부 개혁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항상 '매파' '원칙주의자' 등의 수식어가 뒤따랐다.

◇금융위기 '무난한' 돌파…'소통 부족' 지적도

이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재 본인도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던 2008년 9월 당시엔 초기 단계에서 상황의 깊이나 충격의 크기를 판단하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며 "당시 대응의 속도나 크기를 두고 여러 가지 평가가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경과로 봐선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물가안정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2006년 4월 취임 이후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4.7%)을 제외하고는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 안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금리 인상 반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연 2.0%인 기준금리를 13개월째 동결, 금리정상화의 과제를 차기 총재에게 넘긴 점은 뼈아프게 남는다.

이 총재와 정부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정부와 중앙은행간의 협조가 필수인데 전 정권의 인사인 이 총재가 현 정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기획재정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로 극도로 불편해진 정부와의 관계를 끝내 복원하지 못했던 점도 보기에 따라 '정치력 부재'로 지적받을 여지가 있다.

◇전문가들, 대체로 "잘했다"

이 총재의 4년 임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잘했다"는 쪽이다.

정지만 상명대 교수는 "무엇보다 한은 총재는 시장의 신뢰가 중요한데 이 총재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 큰 신뢰를 쌓았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도 "경제위기 직전에 유가가 크게 올랐는데 당시 과감히 금리정책을 수행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신영민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번 외환위기 때는 외화유동성, 외환보유고 문제가 크게 불거졌는데 이번에 금리를 신속히 낮춰 이러한 문제는 없었다"며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734조에 달하는 가계부채, 자산가격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남았기 때문에 이 총재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야 나올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편 이 총재는 오는 24일 경제연구소장들과의 경제동향간담회 등으로 공식 대외 일정을 마무리하고, 임기 마지막 날인 31일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차차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퇴임 이후에도 전임 총재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rululu2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