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4-22 13:31
[과학서평] 숲은 고요하지 않다
 글쓴이 : happy
조회 : 20  

[과학서평] 숲은 고요하지 않다

  •  김효원 기자
  •  
  •  승인 2021.04.20 17:10
 

단세포·균류·식물·동물 등 기상천외한 소통법
바이오커뮤니케이션 세계로 안내

독일 생물학자 마들렌 치게가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출간했다. [사진=흐름출판 제공]
독일 생물학자 마들렌 치게가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출간했다. [사진=흐름출판 제공]
지구 상 생명체는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새들과 물고기, 달팽이, 그리고 버섯도 소통한다. 인간의 소통과 다를 것 없다. 동식물도 허풍을 떨고 속임수를 구사한다. 어떤 면에서는 이들의 소통법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 책의 저자인 마들렌 치게독일의 여성 행동생물학자다. 그는 바이오커뮤니케이션(Biocommunication)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다양한 생물드의 소통의 비밀을 캐냈다. 

체내수정을 해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대서양 몰리(물고기), 자신을 노리는 천적을 속이기 위한 암호를 발신하는 지빠귀, 특정 주파수에 반응해 방향을 바꾸는 옥수수 뿌리, 공중변소를 이용해 정보를 공유하는 토끼, 눈 대신 세포를 이용해 시각정보를 받아들이는 플라나리아까지. 단세포 생물부터 균류, 식물, 동물 등 기상천외한 생물들의 놀라운 소통의 기술을 책을 통해 만나 보자. 

동물은 생존의 갈림길에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최소한 죽은 척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식물은 다르다. 흙에 뿌리박힌 탓에 남은 선택지는 싸움 뿐이다. 그래서 식물은 독이나 화학적 신호를 사용해 자신을 지키는 법을 선택했다. 또 화학 물질을 내뿜어 다른 식물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비늘송이버섯은 바이오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특히 흥미로운 균근 버섯인데, 이 버섯은 숙주식물의 언어를 정확히 사용한다. (중략) 송이버섯은 나무파트너에게 세포성장을 '설득'하고자 할 때마다 인돌-3-아세트산을 방출한다. 식물세포가 많을수록 버섯 역시 공생파트너와 더 촘촘하게 연결하여 양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동식물의 대화법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18세기의 자연 과학자들은 버섯을 생명이 없는 광물로 분류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버섯이 의사소통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통은 인간 고유의 능력이 아니다. 책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정보를 주고받는다"고 말한다. 책은 곳곳에서 자연의 언어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비슷한 책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다"고 찬사했고,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은 "과학 정보가 풍성하면서도 문학적이다. 문학적인 과학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번역마저 아름답고 정확하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