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1-07 16:35
KAIST 정원석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준혁 박사과정 연구팀, 박형주 한국뇌연구원 박사, 김지영 연구원 공동연구팀, 뇌인지연구 학설 뒤집어 , 해마의 끊임없는 '가지치기' 덕분에 기억력 유지한다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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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의 끊임없는 '가지치기' 덕분에 기억력 유지한다

  •  김효원 수습 기자
  •  
  •  승인 2021.01.05 13:20
 

KAIST·뇌연구원 공동연구팀, 뇌인지연구 학설 뒤집어
이준혁 박사과정·김지영 연구원 제1저자로 네이처 논문 발표

네이쳐에 수록된 이번 연구 이미지. 흰색 별아교세포와 파란색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정상 시냅스는 녹색, 신경교세포에 의해 제거된 시냅스는 붉은색)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KAIST]
네이쳐에 수록된 이번 연구 이미지. 흰색 별아교세포와 파란색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정상 시냅스는 녹색, 신경교세포에 의해 제거된 시냅스는 붉은색)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KAIST]
우리 뇌는 어떻게 기억을 유지할까. 베일에 쌓여있던 기억 매커니즘의 비밀이 한꺼풀 벗겨졌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정원석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준혁 박사과정 연구팀, 박형주 한국뇌연구원 박사, 김지영 연구원으로 이루어진 공동연구팀새로운 뇌 항상성 유지 기전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학습을 비롯해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는 '해마'다. 해마에서는 기존의 시냅스가 사라지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기는 등 시냅스 재구성이 일어나면서 기억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냅스의 생성과 소멸이 기억 과정 중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뇌 발달 시기에 시냅스를 먹어 없애는 '별아교세포'에 주목하고, 성체 뇌에서도 별아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를 끊임없이 제거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가지치기' 덕분에 해마 내 흥분성 시냅스의 회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증명했다. 

연구팀은 사라진 시냅스를 감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시냅스 포식 리포터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시냅스 관찰을 위해 전자 현미경 관측이나 시냅스 염색법을 사용했으나, 잔여 시냅스를 표시하고 관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들이 개발한 시냅스 포식 리포터는 세포에 들어가 신호를 발생하는 형광단백질 조합(mCherry 물질과 eGFP 물질)으로 이루어졌다. 이 형광단백질은 세포 속 소화기관에 들어가면 eGFP가 빠르게 분해돼 사라지고, mCherry 물질이 천천히 분해돼 신호가 유지되며 기존 문제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포식 리포터를 흥분성, 억제성 시냅스에 각각 발현시켰다. 유지되는 시냅스는 mCherry와 eGFP의 신호가 모두 나오지만, 신경교세포에 먹혀 제거된 시냅스는 mCherry의 신호만 나오게 된다. 

이를 통해 별아교세포가 성인 해마에서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으며, 특히 흥분성 시냅스를 더 많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기존 학설에 의하면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는 '미세아교세포'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보다 별아교세포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해 학설을 뒤집었다. 미세아교세포를 제거할 때에는 시냅수 수가 변하지 않았지만, 별아교세포의 활동을 막았을 때에는 시냅스가 급증하고 기억 형성 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즉, 성인 뇌의 흥분성 시냅스를 별아교세포가 적절하게 재구성하면서 정상적인 신경 회로망이 유지되고 기억이 형성되는 매커니즘이다.
 
연구팀 "비정상적인 수준의 시냅스 수 변화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치매 및 여러 형태의 발작과 같은 다양한 신경질환의 유병률과 연관성이 높다"며 "시냅스 수를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이들 뇌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KAIST 이준혁 박사과정, 정원석 교수, 한국뇌연구원 박형주 박사, 김지영 학생 [사진=KAIST]
(왼쪽부터) KAIST 이준혁 박사과정, 정원석 교수, 한국뇌연구원 박형주 박사, 김지영 학생 [사진=KAIST]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뇌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12월 23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