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0-19 10:46
[인터뷰] 김진상 신임 전북분원장 "新 프로젝트보다 본연 임무 집중" , "지역·연구자에 사랑받는 연구소 만들겠다"
 글쓴이 : happy
조회 : 3  
김진상 전북분원장은 두번의 공동프로젝트를 하며 전북분원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전북분원이 연구자들로부터 존경받고 지역으로부터 사랑받는 연구소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
지난 8월 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의 새 수장으로 김진상 박사가 임명됐다. 30여년간 전자재료 연구에 몰두, 새로운 반도체 소재와 소자 개발을 주도한 김 박사다. 탄소 관련 복합소재기술 개발로 경제개발 초석을 이루기 위해 설립된 전북분원에 적임자로 발탁된 이유다.
 
그는 전북분원에 오자마자 전 직원과 1대1 면담하고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낙후된 시설교체요청부터 연구환경개선, 연구 애로까지 그간의 고민에 귀 기울었다.
면담 후 A4 지에 압축된 연구자들 목소리를 보고 또 봤다. 사람들과 대화 속 그의 소감은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라는 신뢰감이었다.
 
그는 "연구소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능력있는 연구자들이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느껴 마음이 든든했다""무엇보다 이 사람들이라면 할 수 있겠다는 신뢰를 얻었다"고 기관운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 분원장은 "새로운 프로젝트보다 세계적 수준의 복합소재 기술 연구 임무에 연구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북분원과 두 번의 공동프로젝트, 우수과제 사례로 남아
 
"KIST 전북분원과는 두 번의 공동프로젝트를 하며 인연을 쌓았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연구 몰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곳에 오게 된 거죠.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김 분원장은 달탐사연구사업추진단과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개발사업단장을 맡으면서 전북분원과 공동연구를 한 바 있다. 두 가지 이상 물질 강점을 합쳐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연구를 하는 전북분원은 함께 연구하고 싶은 파트너였다. 우주로 가기 위한 가벼운 소재연구를 함께했고, 경찰관을 보호하기 위한 초경량 접이식 방패도 함께 개발했다. 방패는 실제 경찰관들이 사용하며 연구단 과제 중에서도 우수사례로 꼽힌다. 최근 나이지리아에도 기부됐다.
 
전북분원의 리더로 발령이 났을 때 그는 "막중한 책임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발령 소식을 듣자마자 전임 분원장에게 연락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결론은 전북분원이 연구자들로부터 존경받고 지역으로부터 사랑받는 연구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였다.

김진상 분원장이 전북분원 연구자들과 공동연구해 개발한 초경량 접이식 방패.<사진=김지영 기자 >그는 "KIST 본원이 약 7만 평, 전북분원은 약 10만 평 대지에 지어졌다. 지역민의 희생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는 그 희생에 보답할 때"라며 "전임 분원장님들과 연구원의 노력으로 여러 성과가 차근차근 나오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더 좋은 성과로 보답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분원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CFRP)을 친환경·저비용으로 처리해 95% 이상의 탄소섬유를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이전했다. 또 2가지 원소(질소와 붕소)로 구성된 2차원 물질인 질화붕소를 단결정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국제 저명지 Science 본지에 출판한 바 있다.

그가 언급한 '탄소섬유복합소재(CFRP) 재활용 기술'은 코로나19로 늘어나는 폐플라스틱을 고 부가가치의 탄소 자원화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면서 배달음식 소비량과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었다. 플라스틱에서 흑연과 탄소를 뽑아 전극 재료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니 이를 저가화 공정기술로 개선해 비대면 활동에서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해결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 지역균형발전 선진국으로 가는 길 "전라북도 인재 및 지역육성 지원할 것"
 
KIST 전북분원이 위치한 전라북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분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북센터 등 여러 기관이 모여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를 이루고 있다. 보통 같았으면 주변 유관기관을 찾아 인사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겠지만 코로나19로 잠시 미뤄둔 상황이다.
 
대신 내부를 살핀 그는 KIST가 보유한 여러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기업이나 대학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들을 적극 개방해야 한다고 봤다. 인터넷 등을 통해 기업 친화적 활동을 해왔지만 쉽지 않았던 만큼 방법을 달리해보자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그는 "인터넷 등을 통해 기업 친화적 활동을 해왔지만 쉽지 않았다. 앞으로 '연구원 1명=기업 1곳'을 매칭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는 연구자가 기술주치의가 돼 기업에 직접 찾아가 생산에 대해 자문하거나 분석서비스 제공, 특허등록 및 관리 등을 조언하는 활동이다. 국가의 예산으로 고가의 장비를 구축한 만큼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을 내부 조직인 혁신기업사업화센터와 논의해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전북분원 20개 패밀리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 후 차츰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 인재육성을 위해 전북대와 전임교수제 MOU도 맺는다. 대학원생 등이 전북분원에서 실제 연구를 하며 학점을 받는 시스템이다. 그는 "우리 우수자원으로 함께 연구하고 성장할 인재를 키우고 싶다"며 "학사일정을 고려해 내년 가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전북대 외에도 협력 대학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처럼 지역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역 균형발전이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선진국과 후진국 차이는 지역과 도시의 격차를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KIST 설립 이념 중 하나가 지역산업·경제발전 기여다. 연구자도 일부를 담당할 의무가 있는 만큼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리지만 제대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설립 이념 중 하나가 지역산업·경제발전 기여다. 연구자도 일부를 담당할 의무가 있는 만큼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리지만 제대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사진=김지영 기자 >지역발전과 더불어 그는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상용화되는 것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세계 최고 기술에 버금가는 소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연구실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지름길로 그는 그동안의 연구평가시스템을 뜯어 고쳐야한다고 강조했다. 논문, 특허, 기술료로 정확히 분배된 지금의 연구자 개인평가로는 상용화 연구에 뛰어들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는 "논문, 특허, 기술료로 정확히 분배된 개인평가에서 벗어나 연구목표에 따른 연구 성취도, 연구 과정의 성실도등 정성적 요소를 고려한 평가로 개선해야 한다. KIST 신임원장께서도 이 같은 생각에 공감하고 있다. 소재의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분원장 임기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재임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 있다. 연구자들이 안주하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연구소다. 그는 "전북분원이 수도권과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연구자 이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젊은 연구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리더급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기관운영에 힘쓰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카본나노튜브를 개발해 전선과 자동차케이블, 전력수송선 등을 만들어 상용화할 수 있는 미래를 늘 꿈꾼다. 연구자들이 차곡차곡 성과를 쌓을 수 있는 좋은 연구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전북분원 연구원들.<사진=김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