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9-10 16:18
[인터뷰] 미생물분석표준팀 김세일 박사 , 코로나19 표준물질 개발 '진단 정확도 Up!'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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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예방과 치료를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때 문제가 되는 점은 위음성과 위양성이다. 위음성은 양성이지만 음성으로 판정되는 경우고, 위양성은 반대다. 이는 개인 간 차이도 있지만 진단키트별 기준값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표준물질'이다. 기존 코로나19 표준물질은 중국에서 개발한 것이 유일했지만, 지난 7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이 코로나19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하며 코로나19 예방에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 바이러스 하나 놓치지 않는다! 절대정량 가능한 디지털 PCR

연구팀이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
기존 코로나19 진단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eal 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RT-PCR)'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이루어졌다. 진단시약 속 '프라이머'라는 물질이 코로나19에만 나타나는 특이 DNA에 달라붙어 증폭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측정된 역치 사이클 값과 기준값을 비교해 양성과 음성을 구분한다.

김세일 표준연 미생물분석표준팀 박사는 "현재 현장에서 사용되는 진단키트는 키트에 따라 조성 및 프라이머/프로브가 달라서 기준값이 키트별로 다르다"라며 "이 경우 동일한 환자라 하더라도 진단키트별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진단에 어려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Reverse Transcription Digital PCR, RT-dPCR)'을 이용했다. RT-dPCR 방법은 역전사 정량 중합효소 연쇄반응(Reverse Transcription Quantitative PCR, RT-qPCR)을 개량한 방법이다.

RT-qPCR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를 이용해 DNA를 합성하는 역전사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특정 DNA가 증폭될 때 형광 신호가 나타나게 되며, 이 신호를 측정해 특정 유전자의 유무를 판단한다. 기술의 보편성이 확보되어 있고, 비용과 시간 부분에 있어 장점을 가지지만 측정된 유전자양을 비교할 기준물질이 필요하다. 즉 기준물질과의 상대정량 비교를 통해 양성과 음성 여부가 결정된다.

RT-dPCR을 이용한 표준물질 제작과정. 코로나19 바이러스 DNA(①)에서 전환된 RNA(②)에서 역전사가 일어나는 과정은 동일하지만, 이를 미세한 작은 방울로 분획화(③)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나뉜 방울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에 따라 형광신호가 나타나며(④), 이를 계산해 정확한 절대정량 측정이 가능하다(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
이번에 활용한 RT-dPCR의 경우 PCR 반응용액을 작은 방울로 분획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합쳐진 하나의 용액이 아니라 유전자별로 한 방울 한 방울 나눠진다는 뜻이다. 이렇게 분획화된 반응용액에서 역전사가 일어날 경우, 형광신호도 방울마다 나타나게 되고 이 개수를 통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기준물질 없이도 절대적인 정량측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이번에 RT-dPCR 방법으로 개발된 표준물질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DNA의 10%만 포함하던 중국의 표준물질과 달리 약 90%의 DNA를 포함하고 있어 더욱 더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김 박사는 "이번 코로나19 표준물질은 RT-dPCR을 이용해 만든 첫 표준물질이다"라며 "RT-dPCR로 표준물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를 경험삼아 더 정확한 표준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RT-qPCR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점이 단점이지만, 상황에 따라 더 높은 정확도가 요구되는 현장에 보급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팬데믹 속 연구 "부담되지만 사명감으로"

김 박사는 2016년 8월 설립된 CEVI 융합연구단에 합류해 표준물질과 진단 관련 연구를 지속해왔다. CEVI 융합연구단은 메르스(MERS) 이후 신종바이러스 관련 진단, 치료제, 백신 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감은 더해졌다. 김 박사는 "메르스의 경우 본래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한 전염병이었기에 국내 환경과는 다른점이 있었다"라며 "성과적인 측면과 함께 융합연구단의 존재 자체에 대한 압박감도 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꾸준한 연구는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김 박사는 "올해 연구대상 중 사스(SARS)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었는데 관련 전염병이 실제로 발생했다"라며 "1월 중순 즈음 상황이 심각해짐을 인지하고 연구단 전체가 코로나19 연구에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CEVI 융합연구단에 합류해 신종바이러스 진단 연구를 진행 중인 김세일 박사.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연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명감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사진=이원희 기자 >
그는 이어 "전염병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미 발생 후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기에 이를 최대한 안전하게 막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동안 CEVI 융합연구단의 연구와 경험이 코로나19를 연구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전염병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연구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보니 관련 시약등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연구를 위한 바이러스의 소스(source)부터 진단시약, 장비 등은 구하기 어렵거나, 물량이 부족하다. 그리고 생물안전3등급(BL3)의 실험실은 유지비용도 높고 관리도 힘든 편이다.

김 박사는 "전염병 바이러스에 관련한 연구다보니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본부 등 다양한 정부부처를 거쳐야 하고 규제 또한 복잡한 점이 있다"라며 "일부 중복규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면 연구가 조금 더 탄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연구는 가급적 활용되지 않아야 안전한 상황이란 뜻이다. 하지만 예방과 빠른 대응은 더 큰 위험을 막는데 필수라고 생각한다"라며 "CEVI 융합연구단을 비롯해 동종 연구를 하고 계신 분들께서도 사명감을 갖고 힘내시길 바라며, 국민 여러분도 순간의 관심이 아닌 현장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