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2-26 22:50
광물자원 生과 死 연구···대한민국 대표 연구실 , 지질자원연 자원회수연구센터···광물연구 선봉장 역할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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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회수연구센터는 광물자원 확보를 위한 연구를 한다. 선광, 제련, 자원순환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원 독립에 기여한다. 사진은 흐르는 물을 이용해 광물 속 금을 발굴하는 작업이다.<사진= 길애경 기자 >
자원 전쟁이다. 과학기술이 첨단화될수록 원료의 필요성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지구를 넘어 우주의 희귀 자원 확보를 위해 과학선진국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산업 원료, 희유금속, 금속광물의 99% 이상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상황. 광물 자원서 첨단 원료를 확보할 기술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올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소재 부품의 원료 연구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 자원회수연구센터. 광물과 순환자원에서 유용 자원을 확보하는 선광, 순도를 높이는 제련, 폐자원을 다시 활용하는 자원순환 기술과 공정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연구진은 29명. 다양한 전공자들이 함께한다. 선광, 제련 등 연구 특성상 자원공학이나 금속공학보다 화학공학 전공자가 더 많다. 여러 전공자들이 함께 하며 활발한 논의와 토론은 기본이다.

우리는 광물자원 없는 일상을 생각할 수 있을까.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각종 전자제품,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 광물 원료가 사용된다. 기술이 첨단화될수록 새로운 자원, 고품질의 소재가 요구된다.

애초의 광물은 각종 물질이 혼합돼 있다. 1톤의 광물에서 금을 채취하려면 우선 선광 작업이 필요하다. 선광의 핵심은 물리적 변화 없이 자원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제련은 확보된 자원을 화학적으로 분리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구리, 몰리브덴, 금 등 순도 높은 원료로 탄생한다.

사용기간이 만료된 제품은 각종 소재를 포함하고 있는 폐기물이다. 이 폐기물이 도시 광산이 된다. 자원순환은 도시 광산으로부터 유용한 자원을 회수하는 기술과 산업원료 제조기술, 실증화 공정 기술을 개발한다. 발굴부터 활용, 이후 재활용까지 광물자원의 생과 사를 마무리하는 셈이다. 자원회수연구센터 연구진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 90년대 후반부터 본격 연구개발, 협력하고 존중하고

광물 자원 연구의 선봉장 지질자원연 자원회수연구센터. 왼쪽부터 올해 7월 합류한 김리나 박사, 20년 연구 경력의 전호석 센터장, 연구 10년을 맞은 정경우 박사.<사진= 길애경 기자 >
"모든 흰색에 광물이 들어간다는 사실 아셨어요?"
"광물없이 우리가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요?"
"소재에 앞서 원료가 되는 광물자원이 필수죠."


자원회수연구센터의 새내기 연구원 김리나 박사, 선광을 연구 중인 전호석 박사(센터장), 제련 분야를 맡은 정경우 박사(이름 순)의 표정에 자부심이 넘쳤다.

우리나라의 선광과 제련 연구는 각각 90년, 8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일본 침략시기는 기술개발보다 선광에만 치중했던(일본에 전쟁 물자 제공) 아픈 역사도 있다. 실제 광물자원 제련 연구에 집중한 것은 90년대 후반이다. 일본의 제련 연구는 200년 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이제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산업화에 본격 기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디스플레이용 스마트글라스 원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고 저품질의 타이타늄광물의 불순물 함량을 크게 낮췄다. 각종 전자기기에 사용되며 폐기물 처리 문제가 예상되는 대용량 폐리튬이차전지 재활용 상용화 기술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진이 더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다.

전호석 박사는 "희유금속은 원광석에서 0.2% 수준이다. 이를 위해 선광으로 50%, 제련으로 100%의 원료를 확보하게 된다. 우리가 개발한 공정 기술을 광산에 가동해 톤당 3000만원까지 갔던 몰리브덴의 가격이 1800만원, 1200만원, 1000만원까지 떨어졌다"면서 "일 자체가 여러 공정이 진행돼 우리의 일은 자연스럽게 같이하는 구조다. 또 연구 분야가 달라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부터 합류한 김리나 박사가 전호석 박사의 분위기 설명에 공감했다. 그는 "큰 연구실이고 박사님들이 많아 수직적인 분위기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습식 제련과 자원처리 학위를 인정하며 하고 싶은 연구를 하라고 하더라. 좀 놀랐다"고 말했다.

◆ 자원부족 국가 대한민국, 자립 위해 사명감으로 일해

"우리나라는 희유금속은 100%, 금속광물은 99.6%를 수입합니다. 하지만 자원 확보 기술 개발은 과학기술 선진국에 늦은 편입니다. 그동안 중요성을 잊고 있다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모두가 알게 됐죠."

연구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자원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준비해 자원의 1~100까지 중요한 기술을 개발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생각에서다.

정경우 박사는 "중국과 캐나다, 호주에 메이저 회사들이 많다. 특히 희토류는 중국이 미국보다 뛰어난 부분도 있어 전 세계 광물 생산량의 50% 이상을 좌지우지한다. 그들의 미래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앙아시아 등에 분포된 자원은 인프라 부족으로 발굴 안 된 부분도 많다. 광업권은 자본과 기술이 들어간 국가 소유다. 우리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호석 박사도 자원 확보 기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상당수도 외국 광물을 수입한다. 앞으로 가격이 점점 올라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직 작은 광업권만 확보한 상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광업권 등록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국민 전반에서 자원 확보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국 광업자원을 대상으로 좀 더 큰 광업권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광산 현장을 누비고 신기술이 개발될수록 원료도 그만큼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 모두 끊임없이 공부한다. 기업의 애로도 그만큼 커져 기업과 협력은 필수다. 

정 박사는 "연구하면서 전체 100개 중 90개 정도를 공부하면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자원이 늘면서 모르는 광물들이 더 많았다. 알아야 할 게 더 많아지고 있어 광물도 우주처럼 넓고 광활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폐자원 속에서 황금알을 낳는 연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박사는 "우리나라는 자동차의 85%, 가전제품의 69%를 재활용한다. 플라스틱도 재질별로 분리수거가 잘 된다"면서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안 나지만 플라스틱 산업이 발달했다.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도시 광산의 자원을 회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자원자립이 가능한 기술 개발을 향해 가고 있다. 당장 상용화를 못 한다고 해서 실패한 기술이 아니다. 그 기술들을 되돌려 보며 못 보던 것을 보게 된다. 축적돼 새로운 연구개발의 밑거름이 된다. 우리가 연구개발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내게 연구실이란 질문에 자원회수연구센터 연구자들은 자원 회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마무리했다.

▲전호석 센터장
"폐스마트폰 1톤에 금이 100kg, 광산은 톤당 3g 나옵니다. 자원 순환이 필요한 이유죠. 소재에 앞서 필요한 게 광물 자원입니다. 연구개발은 실패가 아니라 기술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기술 자립을 위한 연구개발은 지속돼야 합니다."

▲정경우 박사
"우리는 자원 빈국입니다. 실패하면 정답을 찾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실패할까 봐 하지 않는 게 잘못입니다. 자원기술은 제품이 나오면서 처리, 순환기술도 같이 같야 합니다. 우리 연구가 한발만 앞으로 가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연구를 이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김리나 박사
"연구개발은 연구자의 일상이자 미래 준비입니다. 우리의 연구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선배들이 실패한 사례를 되돌려 보면서 못 보던 것을 보게 됩니다. 주변의 광물 자원 회수는 미래에 필요한 자원을 찾는 것입니다."

- 대한민국 대표 연구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