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7-12 09:29
[CEO & CEO] 와인전도사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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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CEO] 와인전도사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위해 美이어 佛 와이너리까지 인수

"미국 나파밸리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최고급 화이트와인 산지인 프랑스 버건디까지 진출할 겁니다."

와인 전도사로 유명한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65). 최근 서울 여의도 동아원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최고의 화이트와인을 만들기 위해 화이트와인 대표 지역인 프랑스 버건디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나파밸리에서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와인 본류로 들어가 정면승부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버건디에서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한국인을 만나 자문도 구했다.

와인 수입ㆍ유통업에서 제조까지 손을 댄 지 불과 5년 만에 그가 나파밸리에서 만든 다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와인 업계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로버트 파커 평점 100점 만점을 받았지만 아직 성에 덜 찬 듯했다.

이 회장은 "한국인의 정성이 일궈낸 성과다. 매년 100점씩 3년간 300점을 맞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나파밸리는 돈 싸들고 간다고 쉽게 정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외지인이 들어가 폐허가 된 와이너리를 복원해내니 칭찬을 하다가 와인까지 100점을 받으니까 요즘에는 라이벌로 인식해 경계하는 눈초리"라며 미소를 지었다. "고급 부티크 와인인 `컬트와인`은 정성이죠. 돈 계산을 머릿속에 넣으면 그때부터 품질이 떨어집니다.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너의 열정과 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운산그룹의 와인 사업군은 나라식품, 단하유통, PDP와인 등 수입과 유통(도소매), 교육ㆍ문화 공간 운영까지 와인 사업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두루 갖췄다. 국내 유일의 종합 와인 기업인 셈. 와인 사업 외에도 운산그룹은 모기업인 한국제분과 제분ㆍ사료업체인 동아원을 주축으로 유기농사업부 해가온, 육류 유통업체 동아푸드, 쌀 가공업체 한국산업, 수입차 유통업체 FMK 등 다양한 소비재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밀가루 사료 와인 육류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어찌 보면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업이지만, 모두 우리 일상에 깊숙이 영향을 주는 소비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선친인 창업주 고(故) 이용구 회장이 정미, 제분, 사료 사업으로 자수성가해 키운 가업을 1987년 한국제분 사장에 오르면서 이어받았다. 하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인수ㆍ합병(M&A)과 신사업 진출로 사세를 확장했다. 2000년 신동아그룹 계열 동아제분에 이어 2007년 신촌사료를 인수했고, 해외에서도 2005년 나파밸리 와이너리, 2008년 애완동물 사료 브랜드 ANF를 인수했다.

운산그룹은 이제 제분, 사료 사업을 발판으로 열정과 끈기가 필요한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와인과 해외 곡물자원 개발 등으로 성장동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은 모두 해외 사업을 발판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실 운산그룹은 글로벌 경영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국내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장은 "이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마켓의 무한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신성장동력을 글로벌 전략에서 찾았고, 2005년부터 차분히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까지는 목표치에 무난히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영의 시작이던 나파밸리 다나 와이너리가 5년 만에 성공적인 성과를 냈고 캄보디아 곡물자원 개발 사업은 요즘 한창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 중앙아시아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네슬레 마스 등이 장악하고 있는 52조원 애완동물 사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ANF를 인수했고, 현재 스위스 일본 등 21개국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를 늘려 가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를 글로벌 경영 원년으로 삼았다. 이어 2015년에는 매출 1조4000억원의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그는 작업복을 입은 채 포도밭에서 직접 포도를 골라내고,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면 라면과 떡볶이를 즐겨 먹는다. 이 같은 소탈한 모습은 경영에서도 그대로 묻어나온다. 그는 임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상품ㆍ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또한 즐거움과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펀(Fun) 경영`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 회장은 바쁜 일정 탓에 자주는 못하지만 여가시간에는 골프와 테니스를 즐긴다. 그는 "골프는 인생의 한 단면과도 같은데,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가 뚜렷하게 다르기 때문"이라며 "골프를 할 때처럼 인생 목표를 명확히 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멀리 보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e is…

△1945년 충남 논산 출생 △1963년 경기고 졸업 △196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0년 원미섬유 뉴욕지사장 △1987년 한국제분 사장 △1997년 나라식품 설립 △1999년 한국제분 회장 △2000년 동아제분(현 동아원) 회장 △2007년 FMK 설립 △2008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 △2008년~ 한국제분공업협회 회장 △2009년~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