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2 15:52
[건강한 삶] "교육과학에 감성 더하다" 주민·공무원 하나된 이야기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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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 과학 프로그램.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참여를 해도 되는지 여부를 문의해 왔다. 과학꿈나무인 자녀에게 행사를 녹음해서 들려주곤 했던 부부는 구청 담당자의 승낙에 아이를 데리고 참여하며 프로그램을 즐겼다.   

#2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진행된 과학뮤지컬 행사. 처음 진행하는 행사라서 호응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총 600명 규모의 객석이 가득 채워졌다. 30분만에 모든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과학을 품은 길, 만남으로 물들다.' 어느 광고회사 문구가 아니다. 행정에 감성을 더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유성구청 교육과학과에서 걷기대회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한 문구다.

유성구청 교육과학과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한 과학교육 전담 부서로 꼽힌다. 교육과학과는 지난 2011년 신설된 이래 교육 협력, 과학 협력, 청소년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과학분야 프로그램만 해도 꿈나무 과학멘토, 토요일엔 과학소풍, 전국 꿈나무 과학 가족 골든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교육과학에 감성을 더하다'를 슬로건을 갖고 행정에 변신도 추구하고 있다. 현수막 문구를 하나 만들더라도 감성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담당자들의 기획력, 의지 등이 맞물려 각종 프로그램들은 지역민에게 인기가 높다. 행사 접수를 시작하면 10분에서 30분안에 마감되는 프로그램도 많다. 

유성구청 교육과학과 직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
유성구청 교육과학과 직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과학교육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네로···4차산업혁명 콘텐츠도 적극 개발

"유성에서는 다양한 과학교육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다른 지역에 계신 분들이 프로그램들 때문에 이사오고 싶다고 할 정도죠"라고 이혜경 유성구청 교육과학과 과학협력담당자가 웃음지어 말했다.

예로부터 유성(儒城)은 선비의 고장이었다. 대전광역시 북서쪽에 위치한 구(區)인 이곳은 숭현서원, 진잠향교 등으로 대표되는 유학의 산실이기도 했다. 지난 1970년대 대덕연구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면서 이 곳은 과학, 교통, 교육이 함께 어우러진 과학도시로 변신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등도 추진되고 있다. 

유성에는 출연연 등 연구기관, KAIST, 충남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과학교육을 타 지자체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유성구청에서도 이러한 인프라들을 적극 활용했다.

꿈나무 과학멘토 프로그램은 교육과학과 신설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대표적인 과학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연구원 등이 멘토가 되어 학생들을 지도한다. 그동안 민관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4개분야 15개 프로그램 6만여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다양한 현장 방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토요일엔 과학소풍' 프로그램은 연구소를 방문해 진행된다. 학생들이 도구를 통해 과학적 원리를 체험하고 현장을 보다 보니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 밖에 탄동천 단풍길 걷기 한마당, 꿈나무 가족 과학도전골든벨 행사도 인기가 많다. 

각종 프로그램들이 수년씩 지속되면서 고정 팬층도 적지 않다. 한 번 행사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다른 행사에서도 모습을 보이곤 한다. 

최근 4차산업혁명 관련 과학 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타지자체 등에서 이와 관련 콘텐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령 서울 성동구에서는 4차 산업혁명체험센터를 개관했다.

유성구청에서도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코딩, 아두이노, 3D 프린터 등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대덕특구 출연연 등과 접점을 늘려 교류 협력해 주민들을 끌어내고 각종 미래 기술들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길 유성구청 교육과학과장은 "코딩, 드론, 가상현실 등 4차 산업 혁명 관련 과학콘텐츠와 행정을 결합시켜 주민들이 미래 기술들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체험하도록 했으면 한다"면서 "정부출연연, 대학 등 우수한 과학인프라를 활용해 대한민국 최고 과학행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체험 뮤지컬 '허풍선이 과학쇼'.<사진=유성구청 제공 >
과학체험 뮤지컬 '허풍선이 과학쇼'.<사진=유성구청 제공>

◆과학문화 확산 주력···과학계 커뮤니티에도 적극 동참

현재 유성구청 교육과학과의 인원은 12명이며, 과학 협력 담당으로 한정하면 4명이다.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가족처럼 생활하면서 내부 결속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이영길 유성구청 교육과학과장은 직원들을 살뜰하게 챙긴다. 명절 때 직원 한명 한명에게 손편지와 기프티콘을 전하곤 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직원에게 야구장 티켓을 배달하는 등 직원들이 각각 좋아하는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직원들이 소통하면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4명의 과학 협력 분야 담당자들은 수시로 모여 신규 과학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낸다. 때로는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도 쏟아지는 반면 참고할 만한 자료를 수시로 링크하면서 최적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문구, 홍보물, 제목 등에 대한 고민이 더해진다. 

공무원이라서 주말에 쉰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교육과학과 특성상 주말 행사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교대로 순환하거나 전부 나오기도 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을 쏟아 붇고 있다. 주민, 학생들을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한가득이다.

이를 위해 각종 자료 조사가 진행된다. 과학계 트랜드를 알 수 잇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출연연 뉴스레터, 과학 출판 서적 등도 참고한다. 서울시립과학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등 과학대중화 우수 기관들도 종종 찾아 교류하고 필요한 부분은 벤치마킹한다.

네트워킹 유지도 필수적인 부분이다. 외부에서 인사들이 오면 차라도 한 잔 하면서 교류하고 소통한다. 추후 다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밴드나 SNS 등 과학계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 동참한다.

김모세 과학 협력 담당자는 "행사 기획부터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지만 부서원들과 함께 논의를 거치다보면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서 "과학이 점점 실생활에 들어오고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프로그램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유전자가위기술, 자율주행차 등 각종 과학기술이 발빠르게 발전하면서 생활과 직결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주민들도 이러한 흐름에 대한 대비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김 담당자는 "주민들도 과학적인 내용들에 관심을 갖고 소통하고,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원자력 공론화와 같이 에너지 정책에 대해 주민들이 의견을 모을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는 않다. 예산 확보, 출연연이나 민간연의 개방 등도 더 요구된다. 유성구청은 기관 등에 좀 더 다가가고, 대한민국과학창의과학축전 등에 참가해서 자체 프로젝트 홍보와 타 지자체 등과의 협력도 모색할 예정이다.

유성구청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 기업 등과 협력해 지역민의 호응을 이끌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혜경 과학 협력 담당자는 "참가자들이 단순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개선된 체험을 하기를 원한다"면서 "대덕특구와의 접점을 늘리면서 지역민들을 위한 각종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세계적인 과학 도시로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탄동천 단풍길을 걷는 '걷기 한마당' 행사.<사진=유성구청 제공 >
탄동천 단풍길을 걷는 '걷기 한마당' 행사.<사진=유성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