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2-13 20:27
[뉴스] 중국 '양자 굴기' 본격화…한국은 올해 신규지원 '0'?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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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자 굴기' 본격화…한국은 올해 신규지원 '0'?

2018년 02월 13일 11:31

'중국의 ‘양자 굴기’가 심상찮다.'

 

강력한 보안성을 가져 미래 ICT 핵심 기술로 떠오른 양자암호통신(이하 양자통신) 분야에서 중국이 한발 앞선 기술력을 연거푸 선보이고 있다. ICT 선진국들을 추월하며 중국 기술 부흥의 꿈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도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20일, 양자통신위성인 ‘묵자(Micius)호’을 이용, 7600㎞ 떨어진 베이징과 오스트리아 비엔나 사이에서 무선 양자통신에 성공했다. 2016년 6월 칭하이와 운남성 사이(약 1203㎞) 양자통신 실험 성공 이후 반 년 만에 6배 이상 먼 거리에서의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약 2000㎞ 떨어진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 간 역대 최장거리 유선 양자통신 시설도 구축 중이다. 양자통신은 양자컴퓨터나 양자 인증 등 양자를 활용한 기술 중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로 꼽힌다.  

 

중국이 16일 오전 1시 40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세계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탑재한 장정-2D 로켓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8월 5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묵자'로 명명된 양자통신위성이 발사대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 - 중국과학원 제공
중국은 지난 2016년 8월 16일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세계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탑재한 장정-2D 로켓을 발사했다. 발사 11일 전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묵자'로 명명된 양자통신위성이 발사대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이다 - 중국과학원 제공

국내에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KT, SK텔레콤(이하 SKT) 등이 양자통신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보다는 1~2단계 정도 뒤쳐졌지만 한국도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의 양자 통신기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향후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노력과 함께 적절한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양자통신이 주목받는 이유, 해킹 걱정 없는 완전보안성

 

왜 양자통신일까? 답은 간단하다. 지금의 광통신이 보장하지 못하는 정보의 안전성을 완벽하게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A와 B 두 사람이 디지털 광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고 가정하자. 마음먹고 달려들면 제3자가 이를 도청하기는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지금의 디지털 통신에선 0과 1 중 하나의 값을 확정해 정보를  전달한다. 한 개의 디지털 정보에는 1조개 이상의 광자(빛)이 포함돼 있는데 A가 B에게 디지털로 ‘1’이라 해석되는 정보를 전달할 때, 도청자가 일부 광자들을 빼서 9990억 개의 광자만 도달한다 해도 B는 이상없이 정보를 ‘1’로 인식한다. 이 과정에서 A와 B는 중간에 도청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양자 암호는 이런 행위가 원천 봉쇄된다. 도청자가 정보를 빼내는 즉시 송신자에게 들킬뿐만 아니라, 빼낸다 해도 내용이 바뀌어 버려 확인할 길이 없다. 한국과학기술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한상욱 박사“양자 암호는 수 천만~ 수 억 개의 광자 하나하나에 정보를 나눠보내는 것”이라며 “도청자가 일부 광자를 빼내면 같은 정보가 담긴 광자를 넣어줘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광통신의 경우 일부 광자를 빼내 도청해도 올바른 정보가 수신부에 전달된다. 하지만 광자를 이용한 양자통신에선 각각의 광자에 정보가 입력돼 이를 도청하는 순간 수신부에 걸리게 된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광통신의 경우, 일부 광자를 빼내 도청을 감행해도 올바른 정보가 수신부에 전달된다. 하지만 광자를 이용한 양자통신에선 각각의 광자에 정보가 입력돼 이를 도청하는 순간 수신부에 걸리게 된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광자는 양자통신에서 양자암호 생성을 위해 주로 쓰이는 재료다. 양자의 기본 특징으로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갖는 양자중첩 현상을 띤다. 디지털 암호에 비유하면 0과 1의 값을 동시에 갖고 있어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 값이 0인지 또는 1인지 확정할 수 없다. 도청자가 자신이 빼낸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제대로된 정보를 넣어줄 수 없는 이유다.  이런 특성 때문에 양자 통신은 보안이 완벽한 미래 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 중국, 한국 등보다 1~2단계 앞서 있다

 

중국은 국가 지원에 힘입어 미래기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자 통신도 그 중 하나이며, 중국이 양자통신을 위한 최전선의 기술들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통신처럼 양자통신기술도 유선과 무선 방식 두 가지로 구분한다. 생성한 양자암호를 기존의 광통신케이블을 이용해 주고받는 유선 양자통신과 케이블 없이 원격으로 정보를 보내는 무선 양자 통신이다. 

지금의 디지털통신망을 양자통신망으로 대체하려면, 이 두 가지 방식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한다. 이를 완성화기까지의 기술 발달 단계를 양자암호 생성부터 모든 서비스 기기에 적용하는 것까지 크게 7 단계 (그림 참조)로 구분하고 있다. 

 

양자암호 통신 기술 발달 7단계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양자암호 통신 기술 발달 7단계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한 박사는 “중국의 경우 특수목적용 상용화 서비스와 보안이 적용된 장거리 양자 네트워크 등이 가능한 5~6단계에 이른 양자 통신 선도 국가”라며 “한국은 4단계에서 5단계로 가려고 노력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지상에서 유ㆍ무선 양자통신 기술을 시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5년간 이 분야를 연구해 온 KIST 양자정보연구단은 최근 양자통신 기술 발전 단계 중 5단계에 해당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단일 서버에서 양자 암호를 동시에 여러 가입자에 분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 박사는 “지난해에 32명(채널)의 가입자에게 1개의 양자서버에서 정보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는 이를 2배로 늘려 64명의 가입자에게 양자암호키를 분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SKT는 지난해 양자암호 생성기를 소형칩으로 개발했으며, 113㎞ 떨어진 거리에서 단일 양자암호 송수신기를 이용해 유선 양자통신을 주고 받는데 성공했다. 중국의 경우 유선 양자통신 거리를 늘리기 위해 일정 거리(총 32곳)마다 송ㆍ수신기를 추가로 두는 중간거점 방식을 도입해 상하이와 베이징 사이 2000km 거리에서 유선 양자통신을 준비하고 있다. 

 

곽승환 SKT 융합기술원 양자기술실험실 팀장 “광케이블 망이 잘 깔린 한국 역시 중간거점 방식을 적용하면, 향후 국내 전 지역에서 유선으로 양자통신망을 가동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위성을 통한 양자통신기술처럼 무선 양자통신은 미미한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 양자통신 기술, 중국은 3년간 13조원…올해 신규예산 한국은 ‘0’?

 

KT와 SKT 같은 통신 회사와 KIST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양자통신 기술 분야의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지원 등 정부의 연구 지원은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기술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축소했고, 검토기간을 연장하면서 이 분야 예산을 올해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2015년부터 2019~2020년까지 집행되기로 한 기존 예산 이외의 정부 지원 예산이 올해 추가로 배정되지 않아 지속적 연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양자통신기술의 중요성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으며,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2020년까지 양자통신 분야에 한화로 약 13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멕킨지(Mckinsey) 보고에 따르면 2015년 양자연구 투자 연구비는 미국이 중국보다 1.65배 정도 높다고 분석됐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이를 중국이 앞질렀다고 추정한다.  

 

한상욱 박사는 “비밀리에 진행되는 연구를 더하면 국가별로 다방면으로 연구 지원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평가되는 양자통신 기술에 대해 한국이 뒤쳐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 등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