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5-04 17:20
제2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 [과학서평]아랍의 '참모습'과 원전에 눈 뜬 '아랍'
 글쓴이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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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모두 은퇴할 나이에 아라비아로 '제2의 취업'을 떠났던 남자, 김병구 박사의 아랍세계 체험담과 원자력 이야기다. 너무도 이국적인 아랍 문화와 역사, 그리고 새롭게 열린 '희망의 실크로드'가 이 책에 담겨있다.

저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원자력 전문가다. 30년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영광 3·4호기 원자로설계 사업책임자로 한국형 원전 국산화 기술 자립에 기여했다. 2002년부터 7년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술협력국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2009년 UAE에 원전 수출을 계기로 칼리파대(Khalifa) 원자력 공학과 교수로 초빙돼 아랍 학생들을 가르쳤다. 2013년부터 사우디 정부 산하 원자력·신재생에너지청(K.A.CARE)에서 원자력 자문관으로 5년간 근무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오해와 편견이 아닌 아랍의 참모습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이어 원자력 전문가로서 원전 수출 길이 답보된 상황에서 국내 '탈원전'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정부가 마주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해결을 위한 방향성도 제시한다. 

원자력전문가 김병구 박사가 집필한 '제2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이 책은 아랍의 참모습과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 정부가 마주한 문제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한다. <사진=지식과감성 제공 >원자력전문가 김병구 박사가 집필한 '제2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이 책은 아랍의 참모습과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 정부가 마주한 문제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한다. <사진=지식과감성 제공>







◆아랍의 '참모습'을 찾아서

저자는 아랍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아랍의 역사, 언어, 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저자는 이슬람은 모르면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알면 친근한 이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 세계 인구 중 무슬림 인구는 14억, 이들과 담을 쌓고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떠나서 아랍 문화를 생각할 수 없다. 이슬람은 1400년 전 황량한 모래 사막 한가운데에서 탄생했고, 불과 한 세기 만에 그 세력이 유럽 서쪽 끝 스페인에서 동쪽 인도까지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이 책에선 이슬람이 급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었던 당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저자는 신대륙 발견 이후 세계를 지배해온 유럽 열강이 의도적인 이슬람 폄하 시도를 다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슬람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아랍을 이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자력에 눈 뜬 아랍···한국 정부의 방향은?

화석 연료가 무한한 자원이 아니고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라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중동 산유국들도 '비전 2030'을 내세우며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동은 원자력 발전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한국 60년 원자력 역사상 세 번의 수출이 있었다. UAE(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중동 지역이다. '신의 축복'이란 뜻의 '바라카' 원전이 아랍 세계 최초로 2019년 가동에 들어간다. 

1차 중동 건설 붐으로 아랍 국가들과 1970년대부터 쌓아온 신뢰와 믿음이 이제는 플랜트 수출의 정수인 해외 원전 추가 건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국내 신규 원전 억제 정책은 해외 원전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원전을 축소하고, 해외에만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저자는 40년 동안 원자력 분야에서 일해왔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7년간 일했고, UAE,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전 건설과 관련된 교육과 기술고문으로 6년을 일했다. 이때 직접 체험한 아랍 문화를 상세히 소개한다. 아랍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 정부가 마주한 문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원전 개발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한국 원자력의 국산화 과정, 그리고 수출로 이어지는 과정을 개인적인 스토리와 함께 엮었다. 2부에서는 황량한 사막으로만 알고 있는 아라비아 반도의 숨겨진 비경들과 '검은 황금' 석유를 둘러싼 서구 열강들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그리고 테러에 감춰진 진실을 들여다봤다. 

이어 3부에서는 '아랍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슬람교의 탄생과 이후 기독교 세계와의 충돌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4부는 독특한 아랍 문화와 과학기술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소개했다. 5부에서는 '중동 신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한국과 아랍 간의 '원자력 비단길'에 대해 서술했다. 

저자는 "한국과 아랍세계가 원자력을 통해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고 앞으로 '백년지교'(百年之交) 우정을 다졌으면 한다. '기술 한국'과 '아랍 상인'이 서로 힘을 합하면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매우 이질적인 두 세계는 이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두 세계가 서로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밝은 미래를 열어갔으면 하는 것이 아랍세계를 체험한 나의 강렬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자는 "국내 고용시장 어려움으로 실의에 빠진 한국 젊은이들이 창의력과 모험심을 발휘해 '다음 100년'을 바라보며 아라비아에서 진정한 '신밧드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