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2-11 16:39
플라톤의 예술노트
 글쓴이 : happy
조회 : 73  

저자 플라톤|인문서재 |2013.03.20


테마별로 플라톤을 읽는다!

박정자 교수가 엮은 플라톤 간편읽기『플라톤의 예술노트』. 플라톤의 방대한 저작을 예술이라는 테마로 발췌하고 재편집한 책이다. 플라톤의 예술론과 이데아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마스터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플라톤의 예술이론이 수록되어 있는 《국가》 제10권에서부터 7권, 6권으로 나아가는 역순서 기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플라톤의 방대한 저작을 기계적으로 요약한 것이 아니라 예술과 몸이라는 테마 별로 발췌하고 재편집하였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가볍고 예쁜 판형, 정확한 번역과 맥락, 중요한 부분에 영어 원문을 곁들여 이해를 도운 이 책은 관심 분야의 주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플라톤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경에 태어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아버지는 아리스톤, 어머니는 페릭티오네인데, 두 사람 모두 명문가 출신이다. 그에게는 형이 둘 있었는데, 『국가』 편에서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하게 되는 아데이만토스와 글라우콘이 그들이다. 그리고 누나로 포토네가 있었고, 이 누나한테서 태어난 스페우시포스는 플라톤이 죽은 뒤 그의 아카데미아의 원장이 된다.

플라톤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는 아테네가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 휘말려 있던 시기였다. 28세 되던 해에는 스승 소크라테스가 사형 판결을 받은 뒤, 탈옥을 종용하는 가까운 사람들의 간곡한 권유를 물리치고선, 한 달 뒤에 독약을 들이켜고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은 청년 플라톤에게 큰 환멸을 느끼게 함으로써 현실 정치에서 아주 멀어지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로 하여금 철학으로 방향 선회를 하게 함으로써 인류사상 큰 족적을 남기는 철학자가 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40세 무렵까지 그가 남긴 대화편들 중에서 초기 것들로 추정되는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에우티프론』, 『카르미데스』, 『라케스』, 『소 히피아스』, 『이온』, 『프로타고라스』, 『리시스』, 『에우티데모스』, 『메넥세노스』, 『고르기아스』 등을 저술한다.그는 42세 무렵인 385년경에 이후의 그의 학문 활동의 본거지가 되는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우게 된다. 이후 60세에 이르기까지 중기 대화편들로 분류되는 『메논』, 『크라틸로스』, 『파이돈』, 『연회(향연)』, 『국가』, 『파이드로스』, 『파르메니데스』, 『테아이테토스』를 저술한다.
이후, 후기 대화편들로 분류되는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필레보스』, 『법률』을 저술하였으며, 기원전 347년경 향년 80세의 생을 마감한다.



목차

『국가』 제10권 예술론
시인들은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친다
모방이란? 본을 보고 만드는 것
스탕달의 사실주의 이론과 비슷, “소설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
목수는 침대를 제조, 화가는 목수가 만든 침대를 모방
실재로부터 세 단계 떨어진 모방 작업, 예술
호메로스 비판
마부와 대장장이
제조자, 예술가, 사용자 중 사용자(user)가 으뜸
예술과 수용의 관계
모방의 예술은 열등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열등한 자식
드라마는 행위 하는 인간을 모방
절제와 이성 그리고 법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플라톤
화가와 극작가의 유사성
시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에 영합
시인은 추방되어야
시가 즐거움만이 아니라 삶에 도움을 준다면 인정할 수 있다

『국가』 제7권 동굴의 우화
우리 인간들은 동굴 속 죄수들
예수를 연상시키는 우화
대중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고귀한 인간
철인 정치가
진정한 학문에서 제외된 체육, 음악, 시문학
생각을 필요로 하는 인식과 감각만으로 충분한 인식
기하학과 변증술 그리고 선분의 도표

『국가』 제6권 선분을 통한 이데아의 설명
이데아 중의 으뜸은 선의 이데아
다수성은 감각적 세계의 성질, 유일성은 이데아계의 특징
시각과 빛
감각의 세계에서 태양이 하는 역할을 이데아의 세계에서는 선이 하고 있어
감각의 세계와 이데아의 세계
원본과 이미지
4개의 선분 four sections of the line

『국가』제2권 내러티브 이론
어린이 교육은 신체 단련보다 서사 교육을 먼저 해야
어린이들에게 나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안 돼
선한 것은 유익한 것

『국가』제3권 내러티브 이론
디에제시스(diegesis)와 미메시스(mimesis)
모방 없는 내러티브, 내러티브 없는 모방

  
<출판사 서평>

박정자 교수가 엮은 플라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총 3천 페이지, 7권 분량으로 전문가급 문학 애호가들조차 인내심 없이는 다 읽을 수 없는 책인데, 베스트셀러 작가 알렝 드 보통은 이것을 주제별로 발췌 해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냈다. 엄청난 분량과 긴 문장 그리고 작가의 현학에 기가 죽어 감히 다가가지 못했던 일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아마도 쉽게 프루스트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의 작품이 하나의 완결된 단일체라는 문학작품의 특성상 요약이나 발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문학에서조차 이런 시도가 행해지는데, 하물며 인문학 이론서에서의 요약 발췌 작업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이 절실하다.

고전 명저들은 흔히 너무 두껍고, 권위적이어서 우리를 기죽이고 억압하기 일쑤다. 완본으로 읽어야 한다는 위선적인 아카데미즘은 독자의 죄의식을 이중으로 배가시킨다. 기존의 요약본들은 주니어용이거나 재미없는 기계적 요약이 대부분이어서 요약본의 경시에도 얼마간의 이유는 있었다.

『플라톤의 예술노트』와 『플라톤의 몸 이야기』는 플라톤의 방대한 저작을 기계적으로 요약한 것이 아니라 예술과 몸이라는 테마 별로 발췌하고 재편집한 신선한 기획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가볍고 예쁜 판형, 번역과 맥락이 정확하여 완성도 높은 책, 중요한 부분에 영어 원문을 곁들여 독자의 정확한 이해를 도운 이 두 권의 책은 관심 분야의 주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도록 노력한 새로운 시도이다. ‘고품격의 대중화’라는 모순적인 지향에 가장 잘 들어맞는 기획이라 하겠다.

플라톤의 예술론을 이 한권의 책으로 마스터

플라톤의 예술론과 이데아사상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마스터할 수 있다. 플라톤의 예술 이론은 『국가』 10권에 수록되어 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침대가 있는데, 화가가 그린 침대는 실재에서 세 번째 단계 떨어진 침대이다. 그러므로 회화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왜 세 단계 떨어진 것인가? 이데아 사상을 모르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플라톤에게서 실재(the real)의 세계는 이데아의 세계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상계는 실재에서 떨어진 나온 모방(미메시스)의 세계이며, 현실 속의 침대를 그린 회화 작품은 그 모방을 또 한 번 모방함으로써 ‘실재에서부터 세 단계 떨어진 모방’이기 때문이다.

이데아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가』 6권과 7권의 독서가 필수적이다. 6권은 좀 더 이론적인 설명이고 7권은 동굴의 우화를 통해 좀 더 쉽게 접근한 설명 방식이다. 그래서 편저자는 예술이라는 주제의 하이라이트를 위해 『국가』를 10권에서부터 7권 6권으로 나아가는 역순서를 택한다.

이어서 『국가』 2권과 3권의 내러티브 이론을 잠시 소개했는데, 연기와 서사라 할 미메시스와 디에제시스의 설명이 들어 있어, 내러티브 이론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국가』 2권과 3권에 나오는 미메시스는, ‘모방’이라는 의미는 같지만 『국가』 10권에서의 논의와는 약간 편차가 있다. 2~3권에서의 미메시스는 디에제시스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각기 연기와 내레이션의 의미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TV 역사 드라마에서 탤런트들이 연기하는 부분은 미메시스이고, 중간 중간 성우가 극중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은 디에제시스이다. 인간의 행동을 모방한다는 좁은 의미의 미메시스가 『국가』 10권에 이르러 예술 전반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고, 그것이 수천 년간의 서양 미학의 근간이 되었다. 단순히 내레이션을 의미하던 디에제시스도 요즘에는 영화나 소설 등 작품의 내적 공간으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슬라보예 지젝의 영화 비평에서 우리가 흔히 발견하는 디에제시스의 기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플라톤의 현대성

우리가 고전을 읽는 것은 고대로의 회귀가 아니라 현대를 사는 우리 자신에 대한 관심이다. 플라톤은 먼지를 뒤집어 쓴 케케묵은 고전이 아니다. 앤디 워홀의 작품 ‘마릴린 먼로’는 플라톤의 이데아 개념을 모르고는 이해할 수 없고, 라캉의 ‘결핍에 대한 욕망’은 『향연』에서 자세히 설명되고 있으며, 들뢰즈와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이론은 플라톤의 『국가』나 『파이돈』에 나오는 분유(participation) 이론에서 분명하게 해석이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한없이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이야기는 『파이돈』의 한 구절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들뢰즈는 사건의 존재론을 말하는 『의미의 논리』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함께 플라톤 사상의 극복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는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우화중의 하나이다. 평생을 목과 발이 묶인 채 앞만 바라보고 있는 동굴 속 죄수들이 있다. 그들은 동굴 밖의 실제 세계는 알지 못하고 벽면에 지나가는 그림자를 실재로 알고 있다. 이 우화는 이데아 사상을 아주 쉽게 설명하는 효율적인 이미지이다. 동굴 안은 가시적인 현상의 세계를, 동굴 밖은 지성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 실재의 세계, 즉 이데아의 세계를 비유하고 있다. 영화 [메트릭스]는 이 동굴 우화의 디지털 버전이다. 인간을 하나의 거대한 건전지로 만들어 놓은 로봇들은 더욱 많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얻기 위해 모든 인간들의 정신을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에 가둬 효과적으로 통제한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생활하는 것은 단지 머릿속 가상현실 속에서 일뿐 실제로 그들은 기계에 코드가 꽂힌 채 꼼짝 못하고 앞만 바라보고 있다. 그들이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실은 허깨비의 그림자 세계에 불과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도 실은 이와 같은 가상의 세계가 아닐까. 이 메트릭스적 사유가 오늘날 무수한 영화와 소설의 주제로 변주되면서 현대인의 불안한 감수성을 사로잡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유발한 최첨단의 메마른 감수성이 플라톤의 동굴에서 발원하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전율을 금할 수 없다.

제조자, 예술가, 사용자(user) 중 사용자가 으뜸이라는 플라톤의 말도 요즘 유저의 중요성과 관련해 흥미로운 부분이다. 한 도구의 제작자는 그 도구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그것을 잘 아는 자로부터 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유저라는 이야기는 요즘의 마케팅 이론에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또는 예술작품과 수용자와의 관계라는 현대의 미학 이론도 떠올리게 한다.

플라톤에는 현대 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동성애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포스트모던 철학의 거의 모든 모티프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플라톤의 이론을 기초로 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꼭 플라톤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