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2-11 16:29
분청사기 파편들에 대한 단상
 글쓴이 : happy
조회 : 28  

저자 이은봉|책만드는집 |2017.05.19



이은봉 시집 [분청사기 파편들에 대한 단상]. 이은봉 시인의 시 작품을 담은 책이다.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작가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 : 이은봉
저자 이은봉은 1953년 충남 공주(현 세종시) 출생. 1992년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를 발표하며 평론가로,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 외 6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좋은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 『무엇이 너를 키우니』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길은 당나귀를 타고』 『책바위』 『첫눈 아침』 『걸레옷을 입은 구름』 『봄바람, 은여우』 등이 있고, 평론집으로 『실사구시의 시학』 『진실의 시학』 『시와 생태적 상상력』 『화두 또는 호기심』 등이 있다. 《열린시조》 2001년 봄호에 처음 시조 5편을 발표한 바 있다.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한성기문학상, 유심작품상, 가톨릭문학상, 질마재문학상, 송수권문학상, 시와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개구리
개구리
지렁이
자벌레
무당벌레
도마뱀처럼
낙타
성에꽃
신유목민
분청사기 파편들에 대한 단상
잘 자야지
잠자리
뿌리
홍시
바퀴벌레
땡감 하나
땅강아지
빈 들판
메뚜기
파리
내변산

2부 땡감
땡감
나주호 근처
장마 개인 아침
겨울 수만리
오렌지
여름밤
초여름
담배 생각
제비
섣달그믐
매화꽃밭
팽목항
밤새
술 생각
짝사랑
냉수 한 잔
개구리 우는 밤
염소
매미 울음
환해지는 빛

3부 대못
대못
4호선 전철
채송화
만해마을
부채의 꿈
귀뚜라미야
파꽃 아줌마
풀벌레 소리
푸른길 가로등
나비
단풍잎 하나
까치
캄캄한 집
혼자 먹는 밥
까마귀들
두꺼비 두 마리
빨간 말
똑바로
살구꽃빛 그리움


4부 달개비꽃
달개비꽃
시간의 숲
민들레꽃, 고향
골짜기
광화문광장에게
그런데 저 여자는
길음시장
느릿느릿
참기쁨
암사동 즐문토기에 관한 상념
강진 기행
슬픈 역사
갈 길
반성
구절초
눈보라
누에
해변의 묘지
연잎 산조
부소산 길
마을버스


<출판사 서평>

[추천사]

으랏차! 계룡인가, 무등인가, 백두대간 한허리에 불끈 솟아오른 산 하나를 냅다 메다꽂듯 이은봉 시인이 시조집 『분청사기 파편들에 대한 단상』을 갈팡질팡하는 오늘 이 땅의 모국어 한 마당에 부려놓는다. 그랬구나. 늘 날 선 감성의 칼끝으로 이 시대의 속말들, 슬픔, 아픔, 또는 사랑, 부끄럼 따위를 잘도 도려내 감칠맛 나는 입담으로 시를 척척 써내는가 했더니 바로 이거였구나. 저 신라 향가, 고려가요에서 조선 백성들의 서럽고 기꺼운 가락이 녹아 흐르는 시조의 “밀고, 당기고, 끊고, 맺고, 꺾고, 젖히는” 나랏말씀을 엮어내는 솜씨를 오래 익혀왔던 것이구나. 글감 뽑아내기에서도 종횡무진이다. 앞의 시인들이 미처 못다 쓴 것, 지었다 해도 초ㆍ중ㆍ종으로 넘어가고 휘어지고 돌려 차는 말 놀림에서 이가 빠지거나 금이 간 것들을 이은봉은 티 없는 청자, 백자로 잘도 구워낸다. 책 이름으로 내세운 작품만 해도 “꿈이야 뭇 생명들의 본마음 아니던가. // 버려진 꿈 긁어모아 / 이곳에 쌓고 보니 // 무등산 골짜기마다 / 동백으로 피는 봄볕”에 부닥치니 그만 헉! 숨이 막힌다.
-이근배 시인ㆍ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마른 수숫대 위 / 살포시 앉아 있는, // 가만가만 / 다가서면 // 차르르 / 날아가는, // 잠자리, 고추잠자리 / 서러워라 가을빛!”(「잠자리-첫사랑」) 어떠한가! 이은봉 시인의 이 한 편의 절창 시조. 보이고, 고요하고, 움직이고, 소리 나고, 빛깔 있고, 서럽고, 가슴 아리고, 두근거리고, 조금은 아닌 듯 후련하고……. 이은봉은 자유시의 중진이다. 시조를 쓴다기에 그러냐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조집을 출간하겠다며 시집 한 권 분량 작품을 보내왔다. 단번에 읽고 놀랐다. 또 읽었다. 두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는 시여야 하고, 시조는 시조여야 한다는 내 생각과 맞았다. 삶에는 어느 삶이라 해도 형식이 있다. 격이 있는 형식은 삶의 질을 높인다. 이은봉의 시조가 그렇다. 시조의 격을 높이고 있다. 시와 시조의 길을 걷기에 충분한 건각(健脚)이다.
-김영재 시조시인ㆍ《좋은시조》 발행인



<책 속으로>

무등산 자락 여기저기
분청사기 파편들.

깨어지고 부서져
조각난 세월들.

미어져 터져버린 가슴, 너무도 많구나.

가마터 주변마다 버려져 있는 목숨들,

땅속에 묻힌 지
수백 년이 지났어도

저처럼 되살아나서 내일을 꿈꾸다니!

꿈이야 뭇 생명들의 본마음 아니던가.

버려진 꿈 긁어모아
이곳에 쌓고 보니

무등산 골짜기마다
동백으로 피는 봄볕. ---「본문」중에서